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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팬> 조 라이트 감독, "기존 <피터 팬> 팬들에게 ‘윙크’를 보내는 영화"

조 라이트 감독 인터뷰

조 라이트 감독(왼쪽)

-피터 팬의 기원을 다룬 <>을 연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LA에 잠시 머물 때, <>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도저히 내려놓지 못하겠더라. 유년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들 생각도 났다. 그러다 불현듯 아들을 위해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 셰터라는 빨간 머리 프로듀서(웃음)도 만났는데, 그녀는 내가 블록버스터나 가족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없음에도 고맙게 기회를 줬다.

-아직 대중은 <>이 어떤 영화인지 잘 모르는데, ‘피터 팬’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이야기하는 프리퀄이라고 보면 되나.

=정확한 설명이다. 나는 이 영화에서 ‘피터 팬’이라는 신화를 완전히 재구성했다. 피터 팬을 다룬 기존 스토리에 익숙한 팬들에게 ‘윙크’를 보내는 영화라고나 할까. 이 영화는 잘 알려진 피터 팬 이야기와는 다른 방식의 상상을 통해 만들어졌다.

-원작 소설의 팬이었나.

=그렇다. 우리 모두 성장하면서 ‘피터 팬이 어른이 되지 않고, 날아다니는 소년’이란 것을 소설과 영화를 통해 알게 된다. 어릴 적에 읽은 원작을 이번에 다시 읽어봤는데, 훨씬 더 감동적이고 깊고,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현실적이고. 심리학적인 요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피터는 착하지만 동시에 나쁜 점도 지니고 있는 소년이다. 후크 역시 양면적인 인물이고. 원작 소설에는 미세스 달링이 밤에 아이들의 방에 들어가서 그들의 머리를 열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장면도 있다. 이번 작품에 이같은 이상함(strangeness)을 가져오고 싶었다. 물론 모험과 재미도 함께 말이다.

-‘피터’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을 것 같다. 오디션을 많이 봤나.

=그렇다. 수천, 수만명의 소년을 만났다. 재능 있는 아역배우들을 많이 봤지만 “피터다”라고 느껴지는 배우는 없었다. 그러다가 리바이 밀러를 보게 됐는데, ‘아, 피터가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신인배우인 리바이 밀러를 어떻게 준비시켰나.

=음… 아마도 지속적인 리허설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나는 리허설을 즐기는 편이다. 배우들이 미리 모여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리바이가 처음에는 휴(잭맨)를 꼭 ‘휴 잭맨’이라고 부르더라. “네, 휴 잭맨”, “물 한잔 떠다 드릴까요, 휴 잭맨?” 이런 식으로. (웃음) 결국 휴가 리바이를 설득해서 ‘휴’라고 부르게 됐다. 덕분에 휴와 리바이가 함께 나오는 장면을 잘 담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탄생하기도 했고.

-개릿 헤드룬드를 리바이 밀러보다 먼저 캐스팅했다고 들었다.

=개릿의 ‘옛적인 느낌’을 좋아하거든. 그를 보고 있으면 마치 다른 시대에서 걸어나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도시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고나 할까. 실제로 그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농장에서 성장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에게 그런 시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루니 마라가 맡은 역에 대해 설명해달라.

=루니가 맡은 역은 타이거 릴리다. 그녀가 대표할 부족은 세계의 모든 원주민이라고 생각했다. 중국과 한국, 인도, 아프리카, 미국 등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부족을 대표할 만한 당당한 면모와 위엄을 루니에게서 느낄 수 있어서 그녀를 택했다. 타이거 릴리를 수식하는 말은 ‘워리어 프린세스’다. 루니가 가장 적역이라고 생각했다.

-결투 장면을 보니 상당히 많은 시간이 촬영에 소요됐을 것 같다.

=다행히 모든 배우들이 액션에 익숙했다. 극중에서는 타이거 릴리가 가장 결투에 능한 캐릭터다. 남자 캐릭터들이 훨씬 못한다. (웃음) 자료화면에서 보면 개릿은 늘 두들겨맞는다. 물론 휴도 액션에 능하다. 몇주 동안 촬영을 했던 것 같다. 덕분에 액션이 좋아졌다. 액션 신은 영화적으로 표현하기 가장 좋은 장면 아닌가. 춤 같기도 하고.

-혹시 촬영 중에 부상을 입은 배우는 없나.

=내가 다쳤다. (웃음) 루니가 자신없어하는 스턴트 장면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촬영이 지연돼서 그녀의 트레일러로 찾아갔다. “모든 것이 자신을 믿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각적으로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거창하게 말하면서 루니를 설득했다. “봐라, 난 뒤로 넘기를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다”면서 뒤로 넘기를 시도하다가 등뼈가 부서질 뻔했다. 그래서 내가 다친 거다. 내 모습을 보더니 루니가 그냥 가서 스턴트를 하더라. (웃음) 배우들을 위해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한다. (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다면.

=휴와 리바이가 텐트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이다. 특수효과나 스턴트가 전혀 없었다. 몇주 동안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가 배우들의 연기만 신경 쓰는 감정적인 장면을 찍으니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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