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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37.5] 고증을 깬 새로운 시도
이예지 사진 최성열 2015-09-04

<협녀, 칼의 기억> 김윤석 소품실장

영화 <해어화>(2015) <해피 페이스북>(2015) <조작된 도시>(2015) <판도라>(2015) <협녀, 칼의 기억>(2015) <강남 1970>(2014) <신의 한 수>(2014) <방황하는 칼날>(2013) <관상>(2013) <연가시>(2012) <시체가 돌아왔다>(2012) <댄싱퀸>(2012) <퀴즈왕>(2010) <미인도>(2008) <뷰티풀 선데이>(2007) <구미호 가족>(2006) <홀리데이>(2005) 소품팀 <실미도>(2003) 소품팀 <선생 김봉두>(2003) 소품팀 <YMCA 야구단>(2002) 소품팀 <>(1995) 소품팀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8) 소품팀

김윤석 소품실장은 1995년 남양주종합촬영소 소품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배창호 감독의 <>으로 시작해 <실미도>, <관상>,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에 이르기까지 소품의 한길을 걸어온, 업계의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제 중간쯤 왔다”며 겸손한 여유를 보였다. 그는 “감각이 살아 있는 한 계속 소품을 제작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감각이 떨어졌다고 느끼면 뒷선에서 차세대 영화인들을 서포트하겠다”고 말한다. 소품제작업체 ‘만지작’은 그런 의도로 10년 전에 설립했다. “현재 4팀, 15명이 소속되어 팀별로 움직인다. 효율성을 추구하려는 것과 후배 영화인을 양성하려는 것 두 가지 목적이다. 현재 각 팀이 <해어화> <조작된 도시> <해피 페이스북>을 작업하고 있다.”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한 그는 흥미로 시작한 영화 소품일이 자신에게 맞다고 느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영화는 같은 공간도 어떻게 세팅하냐에 따라 느낌이 바뀐다. 매 공간이 새롭다.” 새로움에 대한 추구는 “문화별 요소를 융합하는 미적 스타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동서양의 문화가 섞이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할리우드영화를 보면 여러 국가의 디자인을 접목시키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고증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협녀>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협녀>는 무협영화이기에 판타지가 가미되는 동시에 시대적으로는 여러 국가와의 교역이 이루어진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한다. 컨셉에만 맞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사용하자고 합의했다.” 그는 일본식 등, 중동 카펫 등을 공수했으며 중국에서는 가구를 제작했다. 가장 공들인 것은 서사의 중심이 되는 칼이다. “설랑의 칼은 얇으면서 유연한 연검이다. 칼집과 손잡이엔 블루 계열을 써 절제되어 있는 느낌을 강조했다. 풍천은 리더이고 신념이 강한 사람이기에 강직한 이미지를 살렸다. 두껍고 곧아 중세 서양 기사가 쓰는 검에 가깝다. 덕기의 칼은 유일하게 칼날이 한쪽만 있는 ‘도’다. 일본의 도와 중국의 검날을 합쳐, 덕기의 복합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려 했다.”

그는 박흥식 감독의 차기작 <해어화>에 참여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중이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최고의 예인을 꿈꾸는 한 기생의 이야기다. 당시 신식 문물을 보여주며 중국, 일본, 유럽의 디자인을 다양하게 활용하려 했다”고. 이제 “중간쯤” 왔지만 언제나 최전선에서 새로운 작업을 시도 중인 김윤석 소품실장. 그의 앞으로의 20년이 기대된다.

샤프

10년 전, 만지작을 창립했을 때 친구가 선물로 준 샤프. 김윤석 감독의 이름과 함께, 만지작(滿智作)이라는 회사명이 각인되어 있다. 가득할 만, 지혜 지, 지을 작이라는 뜻을 되새기게 해주는 물건이다. 대부분의 디자인 작업을 이 샤프로 하며 그 뜻을 떠올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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