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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극장 밖 우리들의 극장

공동체 상영을 위한 플랫폼, 팝업시네마

글: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팝업시네마 홈페이지.

흔히 독립영화가 극장이 아닌 장소에서 상영되는 것 정도로 이해되는 ‘공동체 상영’의 범위는 그보다 훨씬 크다. 공동체 상영을 ‘Community Exhibition’이라고 부르는 영국에서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화제, 야외 상영회, 학교 영화 동아리의 상영회, 심지어 모바일 상영 네트워크도 공동체 상영으로 간주한다. 극장 개봉이라는 상영 방식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상영이 공동체 상영인 셈이다.

영화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국가에서 공동체 상영은 70여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은 다르다. 굴곡진 현대사는 문화보다는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게 했다. 또한 1962년 박정희 정권이 제정한 영화법은 제작과 수입, 상영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가했고, 영화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은 불가능했다. 우리나라의 공동체 상영은 1980~90년대 들어 조금씩 시작되었다. 검열제도 밖에 존재했던 독립영화가 극장 개봉이 아닌 방식의 배급과 상영을 시도했고, ‘시네마테크’라고 자칭했던 영화 공동체가 전국적으로 형성되었다. 이런 경험들은 2000년대 들어 독립영화의 배급 확대를 위한 시스템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공동체 상영은 극장 개봉 외에 독립영화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관객이 공동체 상영을 개최하는 것은 까다롭다. 영화나 배급사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도 쉽지 않고, 배급사와 연락해 상영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익숙지 않다. 독립영화 하면 공동체 상영을 떠올리는 관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공동체 상영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스템은 갖춰지지 못했다.

최근 모두를 위한 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이 ‘팝업시네마’(popupcinema.kr)라는 공동체 상영을 위한 플랫폼을 열었다. 영화를 배급하고 싶은 제작자들과 공동체 상영을 원하는 관객을 이어주는 서비스다. 현재 공동체 상영이 가능한 100여편의 장•단편영화가 준비되어 있으며, 영화는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상영을 원하는 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부터 결제까지 간편하게 진행 가능하다. 게다가 상영 가능한 공간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팝업시네마를 통한 배급을 원하는 제작자는 배급 계약을 하거나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팝업시네마는 2015년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2016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시범운영의 결과를 서비스에 반영할 자금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bit.ly/popupcinemakr)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