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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333m 높이의 도쿄타워에서 뛰어내렸다
오승욱(영화감독) 2015-10-27

우메즈 가즈오, 기적을 그리는 만화가

<표류교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모래내에서 신촌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하기 한 달 전부터 어머니는 동네가 좋지 않다며 걱정을 했고, 어머니를 도와 집을 보러 다녔던 군대를 갓 제대한 삼촌은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계면쩍게 웃었다. 신촌 로터리에서 서강대 가는 길과 동교동 가는 길 사이에 노고산동으로 가는 좁은 왕복 이차선 도로가 있다. 그 도로의 좌우에는 니나노집 또는 색싯집이라 부르는 술집들이 100여m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해가 지면 짙은 화장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술집 앞에 나와 앉아 술손님을 기다리고 밤이 깊어지면 젓가락 장단과 유행가 소리가 울려퍼지는 그런 곳이었다. 모래내의 택지개발을 위한 공터에서 들개들을 쫓아다니거나 백련산을 오르내리며 놀았던 나는 간밤에 손님이 남긴 소주와 환타 오렌지를 정체불명의 주사기에 담아 친구들 입속에 쏘아넣거나, 술주정뱅이들이 싼 오줌 지린내가 코를 찌르는 노고산동 놀이터의 수돗가에서 콘돔에 물을 받아 터뜨리며 노는 정겨운 새 친구들을 사귀었고, 와우아파트 너머로 황혼이 질 때 삼표연탄공장 앞 공터에서 목욕을 다녀와 손님 받을 준비를 하기 전 아가씨들이 얇은 스웨터 속의 젖가슴을 출렁이며 배드민턴을 치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지만 더욱 대단했던 것은 헌책방이라는 보물창고를 만난 것이다. 신촌 로터리에서 노고산동을 바라보며 왼쪽편에 서서갈빗집 아래부터 시작되는 색싯집들이 이곳 홍등가의 메인으로 아가씨들도 예쁘고 장사도 잘되는 곳이고, 그 반대편 노고산 파출소까지 이어지는 색싯집들은 좀 떨어지는 곳이었다. 삼표연탄공장과 굴레방 다리 근처의 색싯집들은 그야말로 덤 같은 곳으로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 되니 나같은 꼬맹이가 술집 앞을 지나가면 아가씨들이 머리가 길다, 뚱뚱하다, 이것저것 트집 잡아 놀려먹는 가장 후줄근한 곳이었는데, 헌책방은 굴레방 다리 아래에 길게 늘어선 무허가 판잣집들과 후진 색싯집들 사이에 있었다. 헌책방에서 삼중당문고와 만화책들을 돈 걱정 없이 헐값에 사서 읽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헌책방에는 일본 소년 잡지들이 자주 있었고, 어쩌다 아름다운 장정의 일본 만화 단행본을 발견하면 횡재였다.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어린아이가 일본 책을 본다며 신기해하고, 우리 가게의 가장 나이 어린 손님이라며 기특하다고 값을 깎아주기까지 했으니 정말 보물창고였다. 어느 날 70년대 중반 최고의 아이돌 가수였던 사쿠라다 준코의 활짝 웃는 얼굴이 표지인 <소년 선데이>를 아주 헐값에 헌책방에서 샀다. 날아갈 듯 집으로 돌아와 눅눅한 다다미 바닥에 엎드려 책을 펼쳐보다 나는 온 신경이 곤두서고 말았다. 이렇게 참혹한 만화가 있다니. 죽창을 들고 달려가는 소년이 자신을 노리며 건물 귀퉁이에 숨어 있던 소년에게 어린이의 잘린 손목을 던지는 장면이었다. 만화의 제목은 으스스한 글씨체로 쓰인 <표류교실>. 소년, 소녀들이 어른이 없는 세상에서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죽창과 돌도끼를 들고 서로 죽고 죽이고 있었다. 이제까지 이런 종류의 만화를 본 적이 없었다. 1974년 어느 날인가 본 이 일본 만화는 만홧가게에서 빌려 보던 한국 만화와는 전혀 다른 참혹하고 괴기스런 세계의 만화였다. 그날 이후 <표류교실>의 한 장면은 악몽이 되어버렸다. 너무 기분이 나빠 <표류교실>의 손목 장면이 있는 <소년 선데이>를 버렸지만 기억은 지울 수가 없었다.

<마코토짱>

뇌리에 박힌 기괴함, <표류교실>

40년이 지나 정식발행된 <표류교실>을 보다 그 장면에 이르러 기억 속의 장면과 너무 일치해 놀랐다. 얼굴에 푸르뎅뎅하게 화장독이 오른 작부가 간밤에 마신 술이 아직 깨지 않은 채 요강에 올라타 오줌을 누다가, 열린 문 사이로 아침 일찍 학교를 가기 위해 술집 앞을 지나가던 어린 나와 눈이 마주쳤던 기억만큼이나 <표류교실>의 기억은 그 시절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였고, 헌책방에서 사보았던 일본 만화들은 진저리를 치게 만드는 이상한 만화들이었다. 그래도 <소년 선데이>와 <소년 매거진>은 점잖은 편이었다. <소년 점프>라는 만화 잡지는 책표지도 선정적인 색깔로 점잖지 않고 날것 같았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만화들도 이것이 소년들이 볼 만화들인가 하고 진저리를 칠 정도의 이상한 만화들로 가득했다. 나가이 고가 그린 <파렴치 학원>은 고추를 덜렁거리며 여학생을 쫓아다니는 호피옷을 걸친 이상한 선생과 걸핏하면 옷이 찢어지고 벗겨지는 여학생들이 등장했으며, <아스트로 구단>에 등장하는 야구장은 선수들이 흘린 피로 범벅이 되는 혈투장이었다. 모토미야 히로시의 항상 고함을 지르는 격한 남자들의 만화 <사나이 골목대장>은 쩍 벌린 입속에서 번개가 치는 거 아냐 하고 인상을 찡그렸고, 후쿠시마 마사미가 그린 손가락 하나가 주인공 몸만 한 거한들이 등장하는 이상한 그림체의 만화들도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뇌리에 생생할 정도로 나를 질리게 만든 이상한 만화들이었다. 80년대 말 <소년 점프>에서 <드래곤볼>이 연재되는 것을 알았을 때 정상적인 소년 개그만화가 <소년 점프>처럼 이상한 잡지에 연재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당시 보았던 일본 소년만화 잡지에 실린 만화 중 가장 이상한 그림체와 내용의 만화는 미즈키 시게루의 <묘지의 기타로>와 우메즈 가즈오의 <표류교실>이었다. 성인이 되어 본 정색발행본 <묘지의 기타로>는 그림이 으스스하고 그로테스크해서 그렇지 내용은 의외로 유쾌해서 싱거웠다. 그러나 우메즈 가즈오는 이후 그의 만화를 만날 때마다 놀라움이 커져만 갔다. <소년 선데이>의 <표류교실>을 보고 여러 달이 지난 후, 헌책방에서 산 일본 소년만화 잡지에는 항상 우메즈 가즈오의 괴기하기 짝이 없는 만화들이 연재되고 있었다. 머리에 미역 줄기를 뒤집어쓰고 날카로운 생선 이빨을 한 사내가 등장하는 반어인, 고양이 눈의 소녀 등. 헌책방에서 산 잡지라 몇 년 전에 연재됐던 만화들을 두서없이 한회 연재분씩 보았지만 우메즈 가즈오의 독특한 그림체와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괴기한 분위기는 머릿속에 각인되고 말았다. 나에게 우메즈 가즈오는 보기 싫은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였다. 그 시절 극장에서 피가 튀는 장철의 홍콩 무협영화들은 두번, 세번 보면서 머릿속에 담아두려고 애를 썼지만 우메즈 가즈오의 배를 뚫고 신문지가 솟아오르고 입속에서 해골이 튀어나오는 만화들은 기억에서 몰아내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 아주 오래된 60년대 말의 일본 소년만화 잡지에서 우메즈 가즈오의 만화를 만났다. <울트라맨>이 그의 그림으로 연재되었던 것이다. 울트라맨과 그의 강적인 발탄성인이 등장하는 만화였는데 극화체 만화의 <울트라맨 세븐>이나 <울트라맨 레오> 같은 후속작의 만화에 익숙했던 나는 우메즈 가즈오의 그림체로 그려진 <울트라맨>은 시시했고, 오히려 <괴수 발탄성인>이 더 그럴듯했다. 그가 괴기, 공포 만화뿐 아니라 <소녀 마가레트> 같은 소녀들이 보는 만화 잡지에서 소녀 만화도 연재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충격을 받았었다. 이 양반 안 그리는 만화 장르가 뭐지? 그리고 몇년 후, 고등학생이 되어 명동 달러골목에서 산 <소년 선데이>에서도 우메즈 가즈오의 만화가 연재되고 있었다. <마코토짱>. 이번에는 소년 개그만화였다. 똥덩어리가 한 가득 화면을 채운 소년만화를 보면서 이 괴상한 우메즈 가즈오라는 작가는 이해할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눈에서 가위가 튀어나오는 끔찍한 장면에서 얼굴에 똥을 가득 묻히고 주방과 거실을 질주하는 유치원 어린이까지 그리는 괴상한 만화가. 게다가 소년만화 잡지의 말미에 등장하는 인터뷰 기사 사진 속 그는 언제나 기괴한 복장이었다. 날개가 달린 야구 모자, 은빛으로 반짝이는 외계인 의상, 박쥐 의상. 게다가 얼굴은 해골처럼 말라 호감을 가질 수 없는 마귀 할망구 같은 얼굴의 만화가였다. 그리고 잊었다. 이따금 인터넷에서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기 위한 고약한 짤방으로 그의 만화 중 괴기스런 장면이 사용되는 곳을 보고 시큰둥하게 넘어갔었다. 그러던 어느 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며 인터넷 게시판을 기웃거리다 우메즈 가즈오의 그림이 분명한 짤방 하나를 보았다. 만화의 한 페이지를 스캔한 것이었는데, 어마어마한 장면이었다. 부모들에 의해 차에 태워지며 소녀가 눈물 흘리며 “잊을 거야”라며 말한다. 그 건너편에 소년이 서 있다. 소년은 바지에 손을 집어넣고 오도카니 서서 입을 앙다물며 “잊어버릴 거야. 너를. 반드시”라 말하며 눈물을 철철 흘린다. 이 단 한 페이지의 장면은 나를 사로잡았다. 한 페이지만으로도 가슴이 저릿저릿한 이별 장면이었다. 만화의 제목은 <나는 신고>.

<나는 신고>

1982년 연재가 시작된 <나는 신고>의 첫 페이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기적은 누구에게나 한번 일어난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난 것을 아무도 모를 뿐이다.” 마치 70년대 말에 그가 그린 천방지축 분변 개그 소년 <마코토짱>을 연상시키는 소년이 등장해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자신의 얼굴과 몸에 흉터를 그려 친구들을 놀라게 하고, 우메즈 가즈오 특유의 목, 팔, 다리에 깁스를 하고 달리는 것 같은 뻣뻣한 모양으로 질주한다. 여자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아니 여자를 시시하게 여기는 소년은 아버지가 일하는 공장에 새로 들어온 로봇을 보러 견학 갔다가 한 소녀와 지나치게 되고, 소년은 소녀를 사랑하게 된다. 공장에서 소년은 소녀와 훗날 자신의 아들이 될 로봇을 한날한시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어렵다. 더구나 초등학교 6학년 소년과 소녀의 사랑은 너무나 어렵고, 고달프다. 소년과 소녀의 자식이 로봇이 되고 로봇이 부모인 소년과 소녀를 사랑한다는 것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메즈 가즈오는 기적을 만화로 그린다. 거침없이!

만화의 초반부,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 시작되자마자 승냥이같이 야비한 어른들의 방해가 시작된다. 왜 그들은 자신들 일이나 잘할 것이지 어린이가 사랑을 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일까? 질투인가? 고등학생 시절 여자친구와 길거리를 나서면 언제나 듣는, 나이 많은 자들이 하는 더러운 말이 있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연애질이야.” 어린 사람들의 연애는 어른들에게 항상 위협받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 소년과 소녀는 그들을 갈라 놓으려는 어른들의 추격을 피해 여관에서 쫓겨나 숲으로, 빈집으로, 그러다 소년의 방으로 도망을 쳐 하룻밤을 보내며 결혼을 약속한다. 그리고 연인은 아이를 낳으려 한다. 어른들의 그것은 더럽다. 그런 행위로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은 역겹다며 소년과 소녀는 공장으로 숨어들어 로봇의 컴퓨터에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 컴퓨터는 “333의 정상에서 뛰어 내려라”는 답을 내놓고, 소년과 소녀는 난해한 수수께끼를 풀려고 한다. 그리고 이 만화의 수많은 명시퀀스 중 가장 장대한 시퀀스인 도쿄타워 시퀀스가 시작된다.

좋은 작가는 해답을 만들어놓고 강요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염원이 독자의 가슴을 관통해 답을 풀어버린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333m 높이의 도쿄타워를 아기를 만들기 위해 오르는 고통의 시퀀스가 끝나고 어질어질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숨을 돌리려 하지만 우메즈 가즈오는 용납하지 않는다. 소년과 소녀가 333m 정상에서 뛰어내려야 아기가 만들어진다. 우메즈 가즈오는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를 그린다. 기적을 그리는 것이다. 소년과 소녀의 아이가 태어난다.

그 아이는 소년과 소녀에 의해 컴퓨터 프로그램에 변화를 일으켜 미쳐버린 공장에서 일을 하던 먼로라는 이름의 로봇이다. 로봇의 제어장치인 컴퓨터는 세로 588개, 가로 1024개의 전기 신호로 인식된 소년과 소녀의 자식으로 태어나 아버지 사토루와 어머니 마린의 첫 글자를 따 자신의 이름을 신고라 이름짓고, 아버지의 마지막 메시지인 사랑이란 말을 어머니에게 전하고 어머니의 대답을 다시 아버지에게 전하려 한다. 이 불가능한 이야기를 우메즈 가즈오는 거침없이 그려낸다. 물론 이 만화를 읽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던져버리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그려대는 우메즈 가즈오의 힘에 압도되어 첫 페이지부터 울면서 보았다는 일본 팬만큼은 아니지만 눈물을 철철 흘리며 보았다.

<14세>

교주와 코미디언 사이

일본 만화에 대한 아름다운 에세이를 쓴 만화가 이시카와 준은 우메즈 가즈오에 대한 글에서 거침없이 장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만화의 비결이 궁금해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우메즈 가즈오는 만화를 연재 전 5주에서 6주 전에 미리 그려둔다고 했고, 이시카와 준은 그것이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우메즈 가즈오의 비결 중 하나가 아닌가 하고 이야기한다.

평생 소학관(쇼가쿠간) 잡지에 연재를 해오다 편집자와의 불화로 절필을 하기 전 마지막 작품이 <14세>다. 이 만화 역시 거침이 없다. 만화가 시작되면 사람이 하나도 없는 음산한 도시에 두명의 여학생이 걸어간다. 그녀들이 찾아가는 곳은 유명한 점집. 점쟁이 여인은 두 여학생 중 소심하고 겁이 많은 예쁘장한 소녀의 팬티에 손을 찔러넣더니 임신했다고 말한다. 비밀을 들킨 소녀가 울기 시작하고, 옆에 있던 친구는 얌전한 친구의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자 경악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점쟁이 여인의 더욱 무서운 말. 14살에 죽는다. 누가, 왜 죽는지는 말하지 않고 다짜고짜 14살에 죽는다는 점괘를 토해낸 것이다. 장면이 바뀌면 닭고기 생산 공장. 배양조 속에는 인공으로 세포배양된 닭가슴살이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점검을 하던 관리자는 이상한 것을 본다. 닭가슴살에 눈이 달려 있는 것이다. 머리는 닭이고 몸은 인간인 닭인간의 탄생이다. 닭인간이 태어나자마자 살기 위해 한 행동을 제외하고 가장 인상적인 행동은 타자를 바라보며 굵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그는 말하는 진짜 닭 루시를 데리고 참담하고 끔찍한 세계를 만들어버린 인류를 멸망시키기로 결심하고, 인간들을 살해한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14살에 죽는다는 점괘를 받은 소녀와 그녀가 낳은 아기를 만난다. 이 이상한 이야기는 소시오패스 인간들로 가득 찬 절망적인 세계에서 인간의 악의에 대해 분노한 닭인간이지만 소녀와 아기에게 연민과 공감을 일으키고 인간을 절멸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인간을 구하려는 타자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 찬 장대한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이상한 종교집단의 교주 같아 보이고, 또 어찌보면 천진난만한 코미디언처럼 보이는 우메즈 가즈오는 보통의 작가라면 절대로 하지 않거나 포기해버리는 무의미하고 불가능한 이야기를 그리는 만화가이다. 그는 기적을 그리는 만화가이다. 그러나 그가 그린 기적을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