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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방점을 찍은 멜로드라마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김보연 2015-10-28

한 사람의 진심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까. 어린 딸과 단둘이 살아가는 바쁜 아빠 명환(지진희)은 형사다. 그는 딸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지만 범인을 쫓느라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 또한 배우 서정(성유리)과 10년째 같이 일해온 매니저 태영(김성균)은 서정의 제멋대로인 성격 때문에 곤란한 뒤처리를 도맡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서정을 몰래 좋아하는 그의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한편 왕년의 권투 챔피언 강칠(김영철)은 병실에서 운명의 라이벌 종구(이계인)를 만난다. 안 그래도 불편한 사이였던 두 사람은 결국 자존심을 걸고 다시 승부를 벌이기로 한다. 그리고 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상대에게 미처 못한 말을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

<미인도>(2008) 등을 만들었던 전윤수 감독의 신작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눈물’에 방점을 찍은 멜로드라마다. 즉, 영화에서 다루는 세 가지 이야기는 소재만 다를 뿐 모두 등장인물들의 슬픈 사연을 그리는 데 주력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직접 고통을 겪기도 하고 가까운 사람의 아픔을 지켜보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슬픔의 감정은 단순히 등장인물이 겪는 고통의 크기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고통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을 계속 등장시킴으로써 ‘슬픈 상황’만 제시할 뿐 ‘슬픈 감정’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중에서도 병원에서의 권투 장면은 작은 실소까지 나오게 만든다. 극적인 상황은 차고 넘치지만 일상에 대한 차분한 묘사가 부족해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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