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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와인하우스 짧은 생의 기록 <에이미>
김보연 2015-11-04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지난 2011년 7월23일, 27살로 세상을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녀의 삶과 노래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세나: F1의 신화>(2010) 등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은 그녀의 짧은 생을 영화로 재구성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어린 시절 어떤 소녀였는지, 어떻게 음악에 입문했는지,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리고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생생하게 기록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닌 가수다. 이른 나이에 데뷔한 그녀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인상, 올해의 노래상, 레코드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음악적 평가를 받았고 그에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동시에 마약과 알코올중독, 섭식장애와 같은 문제를 겪었으며 남편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망가지는 삶을 지켜주지 못했다. 다시 말해, 그녀는 경력의 성공과 동시에 인생의 내리막길을 걸었다.

<에이미>는 이런 그녀의 삶 중에서도 그녀가 겪은 고통, 즉 그녀가 걸었던 내리막길을 설명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이는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에이미>는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시작한 영화이고, 재활원과 경찰서를 드나드는 그녀의 죽기 전 몇년간의 삶은 매우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그녀의 삶을 비극적인 것으로 재구성하는 데 성공한다. 술에 취해 파파라치와 싸우는 모습이나 남편과 마약을 복용하는 모습, 가족간의 갈등 등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그런데 감독은 그녀의 이런 슬픈 삶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파파라치들이 찍은 영상에 기댄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그녀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던 파파라치의 영상을 30분 이상 직접 사용하며 그녀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원인 중 하나인 영상을 본다는 것, 이 모순이 <에이미>를 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한다. 지금도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빈자리가 그립지만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이 영화를 다시 볼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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