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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제작지원•유통부터 네트워킹까지 합격점
이예지 사진 최성열 2015-11-09

인천다큐멘터리포트 2015 현장중계와 결과 리포트

인천다큐멘터리포트 2015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 현장.

사회자 변영주 감독_부동산에 집착하는 가족에 대한 사적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에 대한 의견을 듣겠습니다.

메테 호프만 마이어 <DR TV>(덴마크 공영방송) 다큐멘터리 부장_냉소적 코미디가 무척 맘에 듭니다. 아카이브도 맘에 들고 가족도 좋고 재미있는 요소도 많네요.

이마무라 겐이치 NHK엔터프라이즈 총괄 프로듀서_일본 관객에게도 어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원재 CGV아트하우스 과장_제가 집을 옮겨야 하는데 어머니를 한번 만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웃음)

에스더 반 메셀 퍼스트 핸드 필름 대표_미팅을 잡겠습니다. 세대교체 과정을 깊게 파고들어 욕망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계속 직설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주세요.

서바이벌 오디션의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이 장면은 지난 10월31일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진행된 인천다큐멘터리포트 2015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 현장이다. <버블 패밀리>의 피칭이 끝나자, 각국 패널들의 코멘트들이 앞다퉈 쏟아졌다. 어떤 프로젝트의 트레일러보다 많은 웃음이 터진 <버블 패밀리>는 호평 일색이었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국내 피칭 행사 중 즉석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행사다. 피칭 과정에서 국내외 영화와 방송산업관계자들의 생생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버블 패밀리>를 포함해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에서는 프로젝트 10편이 소개됐다. 환생한 어린 린포체(다시 태어난 고승)의 이야기를 다룬 <앙뚜>는 KBS에서 “영상미, 캐릭터, 관계 등 흥행요소를 갖췄다”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한편, MBC는 “KBS보다 좀더 좋은 조건으로 하겠다”고 제안해 좌중의 폭소를 터트려놓았다. 일본 혐한 세력의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에 반대하는 세력의 이야기를 담은 <카운터즈>는 <NHK>로부터 “방송사로서 이런 현실에 대해 무시하고 지나간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 <NHK>에서는 온라인 니코니코 다큐멘터리라는 채널을 시작했는데, 논쟁적이고 센 작품을 찾고 있다고 하니 연결시켜주겠다”는 제안을 즉석에서 받기도 했다. 사적 다큐멘터리부터 색다른 소재,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까지 가지각색의 프로젝트가 피칭됐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오갔다. 창작자들과 영화 및 방송 관계자들이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방송과 영화가 상호보완할 수 있도록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각국의 우수 다큐 프로젝트를 발굴해 제작 지원 및 투자, 구매, 유통까지 폭넓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마켓이다. 2013년 ‘다큐멘터리 피칭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하여 지난해 ‘인천다큐멘터리포트’라는 국제행사로 거듭난 후 두 번째로 치러진 올해 행사에는 29개국에서 216편이 접수돼 최종 39편이 선정됐다. 첫 행사가 국내 작품만을 대상으로 했고, 두 번째 행사가 아시아로 권역을 넓혔다면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피칭까지 마련하며 외연을 전세계로 확장했다. <BBC>, <아르테 프랑스>, <DR TV>, 상하이미디어그룹 등 해외 디시전 메이커(구매와 투자 등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대거 참석해 국제행사로서 거듭난 면모를 보였다. 그외에도 국내외 영화 및 방송 다큐멘터리 산업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는 10월30일부터 11월2일까지 총 4일간 치러졌다. 후반작업 단계의 다큐멘터리를 피칭하는 러프컷 세일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 아시아 다큐멘터리 피칭, 글로벌 다큐멘터리 피칭이 진행됐으며 피칭 후에는 비즈 토크자리가 마련되어 참가자들과 산업 관계자들이 집중적인 미팅을 가졌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에 참여한 국내외 관계자들은 두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 호평을 보냈다. CGV아트하우스 이원재 과장은 “일반 피칭 행사와는 달리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패널과 감독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이 자유롭다.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 프로젝트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극장 배급 관계자로서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한 박혁지 감독의 <시간을 꿈꾸는 소녀>를 비롯해 영화제로만 그치지 않고 대중과 만나도 괜찮을 작품들이 있었다. 향후 제작과정을 긴밀히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업계의 플레이어들이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는 훌륭한 네트워킹의 자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2회 행사에서 인천다큐멘터리포트-산수벤처스 제작기금을 지원받은 <춘희막이>와 베스트 러프컷 프로젝트상을 수상한 <위로공단>을 배급한 엣나인필름의 주희 이사에게도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남다르다. “처음부터 두 작품의 배급을 결정한 건 아니었지만 결국 우리가 배급하게 됐다. 한해 한해 보면서 어느 작품이 엣나인의 운명이 될까 기대된다. (웃음) 올해도 작가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좋은 작품이 많아 제작과정을 팔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큐멘터리 제작기금 총 1억2천만원을 조성한 산수벤처스는 투자심의위원회를 만들어 한 작품을 선정해 6천만원을 투자한다. 김동현 수석심사역은 “젊은 관객이 선호할 만한 참신한 작품들 위주로 선택한다”는 기준을 밝혔다. 그는 인천다큐멘터리포트가 3회 만에 큰 행사가 되고 좋은 프로젝트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로, “지원의 규모와 조건”을 꼽는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에는 인천영상위원회와 산수벤처스, SJM문화재단이 조성한 다큐제작기금뿐 아니라 방송콘텐츠진흥재단 펀드 등의 기금들이 조성되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의 다큐멘터리 제작지원펀드(AND)를 대표해 참석한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영화제 펀드이기 때문에 일반 펀드와는 다른 관심사가 있다. 영화제는 대중성이 떨어지더라도 의미 있고 중요한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작가정신, 명분 그리고 진정성이 있는 작품들을 눈여겨봤다. 방송과 영화, 작가주의적 다큐멘터리와 대중적 다큐멘터리의 균형을 잘 맞춰 배정한 점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올해 처음 참가한 MBC 교양제작국 다큐멘터리 김진만 제작부장(<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은 “독립영화계에서 이렇게 다큐멘터리를 활발하게 잘 만들고 있는지 몰랐다. 깜짝 놀랐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영화는 보고 싶은 이가 보지만 방송은 누구나 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시청층과 연령대에도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그는 “MBC의 경우, 특히 휴먼 드라마에 관심이 많다. <앙뚜>의 경우, 정말 탐났다. 11월 말까지 다큐 스페셜 방영여부를 타진해보려고 한다”고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그는 “방송과 영화라는 다른 플랫폼이 서로 보완하며 다큐멘터리를 지켜나가야 한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작품을 영화 배급과 방송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면서 관객과 시청자를 만나게 해주는 중요한 자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패널로 참여한 EBS 교육다큐 추덕담 부장은 “방송사 내부 PD들만의 힘으로 가기에는 역량과 발상, 소재에 한계가 있다. 다양한 데서 에너지를 끌어 모아야 한다. 내부, 외주제작뿐 아닌 독립영화감독들도 흡수하고자 한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에서 발굴한 좋은 작품들을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EIDF)와 다큐 프라임 두 플랫폼으로 소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천다큐멘터리포트의 두드러진 성과는 국내뿐만 아니라 <BBC>, <NHK>, <아르테 프랑스>, <DR TV> 등 각국의 다양한 패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NHK엔터프라이즈의 이마무라 겐이치 총괄 프로듀서와 NHK월드의 겐 구마타 프로듀서는 <앙뚜> <시간을 꿈꾸는 소녀> <호스트네이션> <버블 패밀리>에 관심을 보였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NHK>에 좋은 기회다. 많은 감독들이 공동 제작에 열려 있었으면 좋겠고, 함께 국제 시장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그들은 “한국 다큐멘터리 피칭의 경우 영어 피칭이 없어 아쉬웠고, 네트워킹이 더 활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인천을 첫 방문한 <아르테 프랑스>의 팩추얼 부문 부사장 카트린 알바레스는 “일본의 <NHK>와 도쿄독스(Tokyo Docs)와는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한국 작품은 KBS를 통해 구입한 적이 있는데 퀄리티가 높더라. 첫 방문한 인상은, 감독과 PD들도 젊고 새롭고 에너지가 다르다는 거다. 막 뭔가가 만들어지고 다양해지려는 시기 같다”고 밝혔다. 그녀는 <버블 패밀리>와 <김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버블 패밀리>는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5•18을 다루는 <김군>은 한국 역사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도 단 한장의 사진에서 시작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향후 러프컷이 좋으면 히스토리 슬롯에 구매할 의향이 있다.”

“다양한 영역의 플레이어들을 섭외하겠다”

국내외 업계 플레이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행사를 치러낸 인천다큐멘터리포트의 조지훈 프로듀서는 “여느 때보다 활발한 비즈니스 미팅이 이루어졌다. 총 285건의 미팅이 이루어졌고, 구제적인 제안들이 오갔다”고 밝힌다. “피칭 자체도 중요하지만, 누가 듣느냐도 중요하다. 올해 인천을 첫 방문한 <BBC>, <아르테 프랑스>, <DR TV>, 핀란드 국영방송을 비롯한 해외 패널들이 프로젝트들이 우수하다고 평한 게 고무적인 일이었다.” 올해 행사에서 또 돋보인 건 베스트 코리안 피칭상을 수상한 <김군>의 강상우 감독, 베스트 신인상의 <버블 패밀리> 마민지 감독을 비롯한 신인들의 약진이었다. 첫 장편 데뷔인 이들은 사회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영리하게 접근해 호평을 받았다. 조지훈 프로듀서는 “신인감독들의 활약이 흥미롭다. 좋은 신인의 발굴 또한 행사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다큐멘터리 산업을 위해 궁극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행사를 위한 발걸음을 벌써 내딛었다. “인천다큐멘터리포트는 일반 관객과 대중을 상대로 한 행사가 아니기에 규모를 키우는 건 의미가 없다. 이 행사의 가장 큰 무기는 좋은 창작자와 프로젝트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영역의 플레이어들을 섭외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 지금부터 또다시 열심히 뛸 예정이다.”

제3회 인천다큐멘터리포트 시상식 결과

베스트 코리안 프로젝트(3천만원): <김군> 베스트 아시안 프로젝트(3천만원): <공자의 꿈> 베스트 러프컷 프로젝트(1천만원):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 베스트 글로벌 프로젝트(총 3천만원): <미래 연대기> <Why 시리즈-현대의 노예> 베스트 글로벌 프로젝트 특별언급작: <그림자 꽃> CGV아트하우스상(2천만원): <시간을 꿈꾸는 소녀> 다큐 스피릿 어워드(3천만원): <호스트네이션> 베스트 신인 프로젝트(1천만원): <버블 패밀리> ASD(Asian Side of the Doc) 어워드: <그날 이후> 독엣지(Docedge) 어워드: <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