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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새 음악을 듣는 두근거림

라이프 앤 타임, 《랜드》(LAND)

수많은 곡이 오늘도 쏟아진다. 각종 국내 음악차트 상위권을 점령한, 아이돌 그룹과 젊은 래퍼들의 호령 속에 의식적으로 ‘챙겨서’ 음악을 듣는 습관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지금껏 들어왔고 그래서 친숙하며 어느 정도 검증된 음악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고는 한다. 음악을 듣는 상황들이- 원고를 쓰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운동하거나- 점점 한정되기 때문인지, 그저 마음 움직이는 것이 게을러져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밴드를, 음악을, 연주를 마주하면 벅찬 기분을 느낀다. 친구들과 종종 “이제 새로운 음악이 나오지 않아도 될 것 같지 않아?”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자신들이 믿는 바를 그대로 연주하고 가사로 멜로디로 만들어 노래하는 ‘젊음’에 자극받고 흥분한다. 오늘 소개할 라이프 앤 타임(Life And Time)의 정규 1집 음반, 《랜드》(LAND)를 들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다. 첫곡 <급류>(Rapids)부터 바로 이어지는 기타 연주는 혼자 있어도 몸을 들썩이게 하는 <마이 러빙 시티>(My Loving City)의 흥얼거림이 되고, 한 글자 제목으로 이어지는 <>(Flower), <빛>(Light), <숲>(Forest)으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연주가 어쩌고저쩌고 논할 만큼 잘 알지 못하지만, 눈을 감고 드럼과 베이스, 기타 연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보컬 진실(Jinsil)의 목소리가 ‘어루만지듯이’ 흐른다. 한곡에서 다른 곡으로 넘어가는 순간 다음 곡을 기대하게 된다. 음반 제목과 같은 <땅>(Land)과 밴드 이름처럼 마무리하는 곡 <Life>까지, 총 아홉곡이 들어 있는 음반을 가을 내내 들었다.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가겠노라 다짐했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음반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