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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중국영화 날아오를 준비 완료?
김성훈 2015-11-16

2015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논의된 영화산업 지침 초안 공개돼

<나는 증인이다>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가 열렸던 지난 10월30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이하 상무위원회)에서 중국 영화산업에 대한 여러 개혁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2개 성•자치구•직할시•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인민해방군에서 선출된 대표로 구성된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으로, 상무위원회에서 내려진 결정들은 실질적인 효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씨네21>이 단독 입수한 문서 ‘2015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영화산업 지침’ 초안에 따르면, 일단 상무위원회는 ‘영화촬영제작허가증(단편)’을 폐지하기로 했다. 2011년 발표된 영화산업촉진법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 제작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격려한다. 하지만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의 심사를 거쳐 영화 촬영제작허가증(단편)을 받은 뒤 두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 상영해야 영화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영화촬영제작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촬영제작허가증(단편)제도가 폐지되면서 법인형태인 기업이 영화산업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졌고,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회사라면 누구나 영화촬영제작허가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외국계 회사는 이 정책에 해당되지 않아 기존대로 영화촬영제작허가증(단편)을 받아야 한다.

시나리오 심의 과정도 간편해지고,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원 영화산업 주관 부서가 시나리오 심의 기준을 크게 ‘일반 주제’와 ‘특수 주제’로 나누기로 했다. 일반 주제와 특수 주제를 가르는 기준은 아직 정확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일반 주제에 선정된 영화 시나리오는 심의를 받지 않는다. 시놉시스를 광전총국에 제출해 등록하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반면, 특수 주제에 포함된 시나리오는 기존 방식대로 광전총국의 심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반 주제든 특수 주제든 정부가 사전에 시나리오를 검토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심의 과정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하겠지만, 일반 주제에 속하면 까다로운 심의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광전총국이 심의를 도맡았던 과거와 달리 영화 관계자, 영화산업 전문가, 투자•제작사 관계자가 심의 기준을 제정하고, 심의를 진행하는 자리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심의 결과에 이견이 있다면 광전총국이나 성 단위의 지방 광전총국에 재심의 신청도 가능해졌다. 또, 이번 초안 설명회에서 광전총국 장홍썬 국장은 수정된 정책을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광전총국 안에 행정심사부서를 새로 만드는 대신 광전총국의 하급기관에 이양했다. 앞으로 이 하급부서가 영화 촬영제작에 대한 심사, 특수주제에 선정된 영화 시나리오 심사, 영화 상영심사 등 여러 심사 업무를 맡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상무위원회는 영화 상영 중간에 광고를 틀 수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중국에는 영화 상영 도중 광고를 트는 극장이 더러 있어 극장 시간표에 명시된 상영시간에 광고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어기는 극장은 1만위안(약 180만원) 이상 5만위안 이하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 박스오피스 매출을 허위로 신고해 흥행 영화로 포장해 관객을 속인 투자•제작사는 5만위안 이상 혹은 50만 위안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앞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산업 현장에 안착되기까지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번 정부 지침의 초안은 중국 정부가 나날이 성장하는 영화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12월5일 ‘신영화산업정책’을 발표할 예정이고, 앞에서 논의된 초안을 바탕으로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칭하는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편집자)에서 구체적인 법안이 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