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칼럼 > 마감인간의 music
[마감인간의 music] 전설의 트렌디한 귀환

에리카 바두 《But You Caint Use My Phone》

에리카 바두가 오랜만에 새 음반 《But You Caint Use My Phone》을 선보였다. 정확히는 믹스테이프(mixtape) 형태로 출시되었는데, 오는 2015년 12월4일 정식 출시에 앞서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이 한창이던 11월27일, 아이튠즈와 애플 뮤직에 먼저 공개했다. 총 11곡을 담은 음반은 2010년 에리카 바두의 다섯 번째 정규 음반 이후 처음으로 정규 음반에 버금가는 규모이다. 흥미로운 점은 음반 제목처럼 ‘전화’(phone)를 중심으로 구성한 하나의 컨셉 앨범이라는 점이다. 첫곡 <Caint Use My Phone(Suite)>은 반복하는 전화 송신음이 화음을 갖춘 멜로디로 변하며 풍성한 음색을 띤 목소리와 어우러진다. <Phone Down> <Mr. Telephone Man> 등 거의 모든 곡의 제목이 직접 ‘전화’라는 컨셉을 언급하는데, 수록곡의 배경음악 역시 전화에서 발생하는 소리 요소들과 기성 음악 장르의 비트를 결합해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솔과 힙합부터 스무스 알앤비와 아트록까지, 규정된 장르가 아닌 화학적 결합에 주저함이 없는 에리카 바두는 동향 출신의 젊은 프로듀서 자크 위트니스와 함께 음반의 큰 틀을 짰다. 특히 올해 음악적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으며 (아마도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밈’(meme, 주로 대중문화에 기반을 두고 인터넷상에 유행하는 유행 요소)을 만든 드레이크의 <Hotline Bling>을 리믹스한 <Cel U Lar Device>는 반드시 들어보길 권한다. 2015년 동시대를 대변하는 비트가 목소리를 악기처럼 다루는 음악의 전설과 만나면 어떤 답이 나오는가, 이 노래가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