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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만나는 스누피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우리 곁에 온 지 65년이 지났다. 그사이 신문 연재만화 속 친구들은 3D애니메이션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러나 추억은 기술보다 힘이 세다. 그러니까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방점은 스누피 이야기를 3D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여전한 보편적인 정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 가깝다. 찰리 브라운은 학교에서 눈에 거의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이지만, 가끔 엉뚱하기도 한 보통 아이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그런 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개구쟁이 스누피다. 개성 넘치는 친구들은 찰리 브라운의 세계에 온기를 더한다.

알려진 것처럼 이번에는 찰리 브라운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한겨울에 연날리기를 시도하는 이 엉뚱한 소년은 전학 온 빨간 머리 소녀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우연히 자신의 곁에 굴러온 소녀의 연필을 주워든 찰리는 연필에 난 잇자국을 보면서 자신과 같은 습관을 지닌 그녀에게 은밀한 친근감을 느낀다. 그러나 찰리 브라운은 그녀 앞에 나설 용기가 없다. 며칠 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장기자랑 대회가 개최된다. 찰리는 자신을 소녀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기로 한다. 출전 종목은 마술. 스누피는 보조로 캐스팅됐다. 과연 소년은 마술과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빨간 머리 소녀는 찰리가 행동하는 주요한 계기를 만들어주지만, 실제 소녀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건 여전히 찰리와 스누피의 콤비 플레이다. 스누피는 찰리의 사랑 이야기에 감정 이입하며 타자기로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야기를 타이핑한다. 그러면서 찰리의 이야기와 스누피의 공상이 교차한다. 이 영화가 3D로 만들어져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그것은 스누피의 상상을 위해서다. 상상 속에서 스누피 역시 예쁜 강아지를 사랑하며 그녀를 지키기 위해 붉은 남작과 경쟁한다. 스누피의 상상은 현실의 사소한 단서에 기초한 것이다. 때로는 현실의 단서가 뒤늦게 밝혀지는데 상상과 현실의 격차가 웃음을 유발한다. 원작자인 찰스 M. 슐츠의 아들 크레이그 슐츠와 손자 브라이언 슐츠가 각본가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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