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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37.5] 로봇 더미 조종을 연기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다
이예지 사진 오계옥 2016-02-05

<로봇, 소리> 셀의 김호식 팀장

영화 2015 <내부자들> <대호> <히말라야> <검은 사제들> <암살> <베테랑> 2014 <국제시장> <해무> <군도: 민란의 시대> 2013 <끝까지 간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관상> <감기> <미스터 고> 2012 <신세계> <베를린> <늑대소년> <도둑들> <하울링> 2011 <인류멸망보고서>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0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아저씨>

<로봇, 소리>의 주연 ‘소리’ 뒤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소리’의 원격 조종을 맡아 ‘소리 삼촌’이라 불린 영화 특수분장업체 셀의 김호식 팀장 말이다. 그는 “영화 속 소리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정서를 가진 존재이기에 연기에 공을 들였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지금 소리가 어떤 감정일까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연기를 시작하면 정확하게 조종하는 데만 집중력을 쏟는다. 엄지 두 개로만 조종하지만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웃음)”는 그는 “셀에서 유일하게 연기가 되는 스탭”(셀 황효균 실장)이라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대호>에선 개, 늑대를,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에서는 공룡의 움직임을 조종하기도 했다. “더미를 유•무선 조종하거나, 직접 손에 끼워서 연기하기도 했다. 하다보니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기 전 동작을 어떻게 할지 먼저 감이 오더라. (웃음)” 그가 <로봇, 소리>에서 소리를 조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시선’이다. “배우와 서로 시선을 맞추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소리의 내부에 카메라를 내장해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방향을 맞췄다. 디테일하게는, 소리의 감정 표현에 따라 내장된 카메라 렌즈의 포커스를 인아웃하기도 하고, 떨림을 주기도 했다.” 섬세한 조종으로 완성된 소리는 현장에서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성민 선배가 특별히 예뻐했다. 스탭들 모두 배우처럼 챙겨주더라. 현재는 시사회를 순회 중인데, 관객 반응도 좋다”며 진짜 조카인 양 뿌듯해하는 그다.

김호식 팀장은 셀의 곽태용 대표와 함께 하드웨어와 소품을 만드는 작업을 주로 맡는다. <대호>의 호랑이는 CG에 큰 빚을 졌지만, <로봇, 소리>의 소리는 “본격적인 애니매트로닉스 기술로 제작한 실물 로봇”으로, 영화 속 액션들은 대부분 실제 로봇의 움직임이다. 2대의 대역을 포함해 3대의 소리를 만들어 CG의 도움을 최소화했다. “<인류멸망보고서> 이후로 만든 두 번째 로봇”으로, 그때의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 원래 건축 모형 만드는 일을 하던 그는 2009년에 셀에 입사한 이래, 60여편의 한국영화에서 특수분장을 맡아왔다. 그는 “사람들이 특수분장인지 잘 몰라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만큼 진짜 같아 보였다는 것이지 않나. (웃음)” 그는 “끊임없이 연구하며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야 하는 특수분장”의 즐거움에 여전히 빠져 있다. “이번 소리 작업을 통해 SF의 맛을 봤다. 언젠가 본격 SF를 해보고 싶다고 우리끼리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그때도 메커닉을 조종하고 싶다”고 ‘로망’을 고백하는 그를 보니, 한국 SF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겠다는 희망이 생긴다.

접이식 만능칼

“칼, 펜치, 톱, 드라이버가 다 내장되어 있는 만능칼을 항상 차고 다닌다. 붉은 얼룩은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인 <아수라> 현장에서 인조 피가 묻은 거다. <아수라>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라 주연배우들이 다 한번씩 피칠갑을 한다. (웃음) 칼이나 도끼 등 안전소품들을 정비할 때 주로 이용하는 칼이고, 로봇 ‘소리’를 수리할 때도 요긴하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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