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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적인 것의 가치 <퀸카가 아니어도 좋아>

미국의 고교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 캠퍼스물. 비앙카(메이 휘트먼)는 제스(스카일러 새뮤얼스), 케이시(비앙카 A. 산토스)와 삼총사다. 누구나 한번쯤 시선을 멈출 만한 외모를 가진 친구들과 달리 비앙카는 두 친구가 아니면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외모를 지녔다. 절친한 웨슬리(로비 아멜)는 비앙카에게 그녀가 ‘더프’라 불린다고 일러준다. 더프란 잘난 친구 옆에서 들러리 서는 친구를 뜻한다. 친구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동시에 친구들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다른 이성들에게 정보통 노릇을 한다.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 비앙카는 그날 이후 친구들을 멀리하고 홀로 지내기 시작한다. 그녀는 더프라는 오명을 벗고 짝사랑하는 토비(닉 에버스맨)와 인연을 만들기 위해 웨슬리에게 도움을 구한다.

코디 키플린저가 고교 시절 쓴 자전적인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하이틴영화는 장르 자체로는 다소 단조롭고 전형적이기 쉬우므로 종종 공포, 뮤지컬 등 다른 장르와 혼합되거나 성에 대한 호기심 등 특정한 가십거리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이 작품은 순수한 고교 캠퍼스 장르를 그대로 밀고 나간 축에 속한다. 이 영화가 가진 주요한 개성이라면 아마도 SNS를 중심으로 한 시대적인 반영일 것이다. 그러나 SNS 문화가 전체 이야기의 흐름에서 다소 기능적으로 쓰이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런 가벼움을 긍정하느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이 작품에 대한 호불호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언뜻 신데렐라 스토리를 비껴가는 듯 보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주인공의 변신이 분명히 등장한다는 점에서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주변적인 것의 가치를 긍정하려 한다. 중심성과 주변성 사이의 모순된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기보다는 말끔하게 봉합해버리는 영화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비앙카 어머니 역의 앨리슨 제니의 출연이 반갑다. 그녀는 교무실에서 야한 소설을 쓰던 노처녀 선생님으로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999)에 등장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혼녀로 등장해 특유의 엉뚱한 매력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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