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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VOD] 최초 개봉작 <파티 걸>
송경원 2016-02-26

<파티 걸> Party Girl

감독•각본 마리 아마초켈레-바르사크, 클레르 뷔르제, 사뮈엘 테이 / 촬영 줄리앙 푸파르 / 음악 알렉상드르 리에 / 편집 프레데릭 바이유아이셰 / 출연 안젤리크 리츠젠부르거, 조세프 부르 / 제작연도 2014년 / 상영시간 95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나이트클럽 접대부로 평생을 지내온 안젤리크(안젤리크 리츠젠부르거). 자신의 일을 즐기고 현재의 삶에 만족해온 그녀지만 나이든 자신을 향한 조롱의 시선도 잘 알고 있다. 어느 날 단골 손님이었던 미셸(조세프 부르)이 그녀에게 청혼을 하자 그녀는 고민에 빠진다. 딱히 대안 없이 미셸의 청혼을 받아들인 그녀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도 여전히 술, 담배, 춤을 즐기며 다른 남자들에게 추파를 던진다. 미셸은 매번 화를 내면서도 약혼을 깨진 않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결혼식에 일가친척들이 모인다.

흔히 인생 역전 스토리에는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일말의 편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의 전제는 이전까지의 삶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기준이 각자 다르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은 호의는 어쩌면 섣부른 동정이나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파티 걸>은 삶의 전환점에 접어든 노년의 여성이 끝내 본인의 삶을 배반하지 않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춰보면 안젤리크의 행동이 언뜻 이해가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그녀를 받아주고, 불안한 노년을 책임져주겠다는데도 안젤리크는 미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남들이 말하는 해피엔딩이 꼭 안젤리크의 행복이란 법은 없다.

방탕한 생활 속에 두 아들과 두 딸을 낳았지만 자식에 얽매이는 일 없이, 나쁘게 말하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본인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그녀다. 미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건 겉으론 미셸을 가슴 떨릴 만큼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말하지만 실은 이제껏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배반하고 싶지 않은, 최소한의 저항처럼 보인다.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에 솔직한 삶을 살아온 파티 걸의 최후의 선택에 동의할 수 없을지언정 그 심정만큼은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주름진 표정과 눈빛으로 농밀한 감정을 전달하는 안젤리크 역의 배우가 감독의 실제 어머니란 점도 흥미롭다. 두려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는 삶.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매력 있고 주목받는 여자이고 싶은 마음. 주변의 눈치를 보며 소위 ‘나이답게’, 혹은 ‘남들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걸 당연시해온 이들이라면, 이 영원한 파티 걸의 삶을 한번쯤 들여다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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