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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통해 재회한 쌍둥이 자매 <트윈스터즈>
김수빈 2016-03-02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받는다. 그의 이름은 아나이스 보르디에, 런던에 사는 동갑내기 여성이다. 아나이스의 프로필을 살펴보던 사만다는 놀라운 사실을 마주한다. 아나이스가 자신과 똑같이 생겼을 뿐 아니라 생년월일까지 같다는 것. 25년 전, 미국과 프랑스 가정에 따로 입양돼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자라온 쌍둥이 자매는 그렇게 SNS를 통해 재회한다. 직접 만나보니 둘은 구석구석의 생김새부터 표정과 취향까지 똑 닮았다. 하지만 자라온 환경이 사뭇 달랐던 둘은 친모를 찾는 일에서만큼은 생각이 다르다.

아나이스가 사만다를 알게 된 건 사만다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다.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둘은 화상 통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와 아이폰 메신저를 활용해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지구 반대편에 살던 쌍둥이 자매가 서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데에는 이처럼 SNS를 비롯한 각종 통신 프로그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때문에 영화 초반에는 그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나 화상 통화 기록이 중점적으로 삽입돼 두 주인공이 느꼈을 감정을 생생히 전달한다. 메시지 알림음,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 등을 활용한 배경음악과 그래픽을 이용한 감각적인 편집은 자매의 현대적인 사연에 재기발랄하게 녹아든다.

해외 토픽에 어울릴 법한 자매의 이야기는 중반 이후 서로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며 또 다른 느낌을 더한다. 기적 같은 사연의 토양이 된 영유아 수출이라는 어두운 면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가족’의 외연을 넓혀가고 자신의 뿌리까지 끌어안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깊은 울림과 생각할 거리를 함께 전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기운을 잃지 않는다. 그 나이 또래 소녀들의 귀여운 수다와 교감이 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배우로 활동하던 사만다 푸터먼은 자전적인 사연을 담은 이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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