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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과 히스테리를 오가는 에너지 <리턴 투 센더>
문동명 2016-03-16

간호사 미란다(로저먼드 파이크)는 예쁜 외모와 상냥한 성격으로 주변의 신임을 받고 있다. 아버지(닉 놀테)와 단둘이 살고 있는 집에서 친구가 소개해준 남자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괴한에게 성폭행당한다. 가해자는 자주 가던 식당의 직원 윌리엄(실로 페르난데즈). 그는 곧 체포되지만 평소 미란다를 괴롭히던 수전증은 그날의 트라우마로 인해 더욱 심해지고, 그녀는 점점 이상한 징후를 보이다가 감옥에 있는 윌리엄에게 편지를 보낸다. 계속되는 반송 끝에 답장이 도착하고, 미란다는 윌리엄을 찾아간다.

<나를 찾아줘>(2014)는 로저먼드 파이크 필모그래피의 터닝포인트였다. 단정한 외모에 희번덕거리는 광기가 더해졌을 때 일어나는 파장이 상당했다. 로저먼드 파이크의 단독 주연작 <리턴 투 센더>는 평온과 히스테리를 오가는 그 에너지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 분명한 결핍에도 구김살 없는 미란다가 강간을 당하고 서서히 미쳐가다 금세 평온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리턴 투 센더>는 마디마다 국면 전환이 확연한 작품이다. 이 변화가 얼마나 자연스러우냐가 스릴러의 힘을 판단하는 척도일 테지만 <리턴 투 센더>의 전개는 내내 덜컥거릴 따름이다. 대단한 훅이 있을 것처럼 느슨히 서스펜스를 붙여가는 영화는 오랜 뜸들임 끝에 지루함을 드러내고 나서야 관객이 예상 가능할 법한 다음을 보란 듯이 제시한다. 그렇게 긴장도, 개연성도 없는 결과가 계속된다. 복선처럼 보이던 대목들은 차라리 맥거핀에 가깝도록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허무한 반전을 두른 종반은 로저먼트 파이크가 거대한 연장을 끌고 집 안을 걷는 모습조차 살려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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