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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제대로 일을 벌이려는 중이지 맘껏

불한당, < We Back >

가리온, 피타입, 넋업샨, 라임어택, 키비, 마이노스 등이 소속된 한국의 힙합 크루 불한당의 신곡이다. 누군가는 불한당을 가리켜 국민의당처럼 새로 나온 당이 아니냐는 재미없는 농담을 던졌지만, 사실 재미있어서 이렇게 글에 담는다. 아무튼 따져보니 거의 3년 만의 신곡이다. 힙합 팬 입장에서 이 노래는 아무래도 얼마 전 발표된 가리온의 신곡 <Heritage>와 함께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가리온이 두 노래에 모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두 노래가 공통적으로 지닌 ‘옛것의 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Heritage>는 1990년대 중반의 뉴욕 힙합을 연상시킨다. 한편 <We Back>은 2000년대 초반,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이 노래는 나도 모르게 쥬라식 파이브를 떠올리게 한다. <Jayou> 같은 노래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노래를 듣는 와중에 가사에 쥬라식 파이브가 언급되는 경험은 오묘한 기분을 안긴다. 두 노래를 묶어서 크게 바라본다면 ‘올드스쿨로의 회귀’ 정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 불한당이 유행하는 힙합의 최전선을 추구하는 크루는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그 컨셉과 색깔이 한층 더 명확한 느낌이다. 사실 <We Back>은 랩 스킬을 과시하거나 증명하는 유의 노래는 아니다. 참여한 래퍼들 각각의 분량이 길지 않기도 하다. 대신에 이 노래의 감상 포인트는 쥬라식 파이브가 그랬듯 ‘흥겨움’과 ‘래퍼간의 조합’에 있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듣는다면 즐거울 것이다. “We Back/ 큰 형들이 왔고/ 제대로 일을 벌이려는 중이지 맘껏/ 다시 한번 We Back/ Now we set the mic on/ 우리가 숨을 고르면 Get ready to rock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