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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 일] 앞길이 막막할 땐 점집 말고 학교를 두드리길

인하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가다

대학창조일자리센터

- 고용노동부, 대학, 지자체 등이 협력해 청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학 내 설치한 취업, 창업 등 원스톱 진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캠퍼스 내에서 편리하게 취업•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이 사업이 시작된 지 6개월이 되어간다. 대학생들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얼마나 알고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전국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인하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찾았다.

문과생 3학년이 이용했다

진로상담 받은 한예은(문화콘텐츠학과, 14)

나는야 반도의 흔한 3학년. ‘사망년’이란 별칭에 걸맞게 슬슬 미뤄왔던 고민들을 짊어지느라 사망할 지경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골머리를 썩이는 건 역시나 모두의 관심사인 ‘취업’. 기술이 있는 공대생도 아니고 좋아죽는 일도 딱히 없는 평범한 ‘문송한’ 문과생 3학년으로 아직 취업의 ‘ㅊ’조차 준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 무지몽매한 내가 한줄기 빛을 찾아서 간 곳은 재학 중인 인하대의 ‘대학창조일자리센터’다.

잠깐!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2015년 10월 정부가 청년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해 전국 21개 대학에 1차로 설치한 데 이어 현재 41개 대학에 대학창조일자리센터가 설립되어 있다.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이름만 들으면 일자리를 창조하는, 대학 안 창조경제의 선두주자 같지만 오해 마시길. ‘INHA Jobara(공모전 1등작)’라는 별칭답게 ‘직업을 잡는 것’을 도와주는 곳이다.

첫 방문을 어떻게 해야 하나 찾아보다가 평일 이른 시간대에 무작정 찾아갔다. 대학창조일자리센터의 문과대 담당 컨설턴트는 이미 상담 중. 상담 시간만 겨우 잡고 이후에 다시 찾았다.

잠깐!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철저히 예약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두번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겪기 싫다면 전화 및 상담 신청은 미리미리 해둘 것!

희망직무, 희망기업, 희망연봉, 희망지역을 적은 후 시작된 첫번째 상담. 먼저 어떤 목적으로 방문했는지를 물었다. 3학년이고 당장 취업준비를 앞두고 있지는 않아서, 어떤 직종으로 취업해야 적성에 맞고 후회를 덜할지 진로 상담을 받기로 했다. 성격과 직업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막막해 찾아왔는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30여분의 대화를 마치고 숙제를 내준다. 그것은 정부 구인구직사이트인 워크넷(www.work.go.kr)에 들어 가서 직업검사 L형 해 오기와 자신과 남이 말하는 자신의 장단점,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 적어 오기!

잠깐!

첫 방문 때 이력서나 자신이 해왔던 활동을 정리해 가거나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지를 정리해 가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뭐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해도 겁먹지는 말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면 진로 미결정 상태로 상담을 진행한다. 이 경우 우선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에 대한 상담을 해주고 정보탐색법 등도 알려준다.

두번째 상담은 과제로 내준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써 간 다소 모호한 ‘사교성이 좋다’ ‘욕심이 너무 많다’와 같은 장단점 등이 정확히 어떤 성향을 말하는 건지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또 상담과 워크넷 직업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향 및 잘 맞는 직업군을 추천해준다. 나에겐 영업, 기자나 에디터, 기획 분야의 직군이 잘 맞는다고 나왔다. 이들의 세부적인 직업 및 업무로 무엇이 있을지 20~30개가량 찾아오는 것이 다음 숙제였다. 이를테면 기자나 에디터 분야도 광고, 패션, 공연, 뮤지컬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으니 본인이 직접 조사를 해가며 구미가 당기는 쪽을 정리해보라는 것이다.

잠깐!

학교 내 구성원이 대충 상담해주고 있다고 오해하면 금물이다. 인하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 경우는 유명 취준 커뮤니티인 ‘취업뽀개기’ 출신 전문 컨설턴트들이 상주해 있다. 베테랑 직업상담가들로 취업 상담, 설명회 및 특강 진행, 기업 분석 등을 맡아 취업준비생의 충실한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

분야별 직업 조사를 20여개 해가며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좀 더 좁혔다. 이를 바탕으로 세 번째 상담을 받았다. 또 이를 기반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서 어떻게 직무 분석을 하는지를 배웠다. 어떤 직업이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추상적인 접근이 아니었다. 신입 때 어떤 일부터 시작하는지, 어떤 능력이 구체적으로 필요한지, 관련 자격증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 보며 현실적으로 그 일을 하고 싶은가, 또 할 수 있는가를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다음 상담 때까지 오늘 좁힌 직업을 토대로 직무 분석을 스스로 해 오기로 했다.

잠깐!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모든 학년에게 열려 있다. 진로 설정~직업 탐색, 직무 분석~기업 선정~기업 분석~자기소개서 첨삭~모의면접 준비 등까지 다 도와주고 있다. 1~3학년 중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불명확하다면 진로 설정부터, 3~4학년 중 진로는 정해졌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직업 및 기업 관련 상담부터, 4학년 중 공채가 임박해 급하다면 바로 업종 직무 분석 속성 지도 및 서류, 면접 코칭을 받을 수 있다. 대학창조일자리센터가 저학년이 가기에 부담스럽지 않냐는 오해는 접어두길 바란다. 오히려 1~3학년 때 찾아가야 훨씬 체계적으로 ‘취준’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게 유경험자들의 빠지지 않는 조언이다.

마감 일정상 지면에 더이상 싣지 못하지만, 나의 진로 상담은 계속되고 있다. 이후 상담 과정은 컨설턴트의 말을 빌려 설명한다. 다음번엔 본인이 해 온 직무분석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코칭해주고 직접 간단히 쓰게 된다고 한다. 이후 내가 쓴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컨셉을 잡고 첨삭을 받는 동시에 기업 및 업종 분석을 병행하며 현재 시장 동향을 파악해나간다. 이를 바탕으로 희망 기업 리스트를 스스로 작성한 후 선정한 기업들의 3개년 자기소개서 및 서류 작성 코칭을 도와준다. 또한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걸맞은 대외활동 및 자격증, 인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경력 개발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정진영 수석 컨설턴트는 미처 체험하지 못한 센터의 장점을 더 들려줬다. “취업 진로 서비스에는 상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채용동향, 기업정보 제공은 물론이고 취업특강 지도, 영업근무, 구직기술 지도부터 청년고용정책을 기반으로 한 취업 콘텐츠 메일링까지” 다양하다. 또 “센터와 인연을 맺으면, 본인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기 때문에 기업에서 학교추천 인원을 모집할 시 효과적으로 매칭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곳이었다.

※ 문과대 특화 커리큘럼 체험으로, 공대쪽이나 다른 센터는 이러한 방식과는 상이할 확률이 있다.

취업 준비생이 이용했다

단기 취업 특강 들은 우성대(전자공학과 11학번)

“방학 때 대학창조일자리센터에서 단기 취업 특강을 들었다. 이론부터 실전연습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 면접, 자소서 작성뿐 아니라 희망하는 기업의 정보 찾기, 합격하기 위한 조건, 기업분석을 어떻게 하는지, PT 토론 등 다양한 면접 대비법을 배웠다. 학점 및 스펙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앞으로 뭘 더 해야 하나 계획할 수 있게 됐다. 나름대로 스스로 취업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취업 동아리 지원받은 ‘에너지버스’ 임채영(정보통신공학부 졸업, 현재 SK브로드밴드 매니저)

1) 에너지버스는 취업 실적이 좋기로 소문난 취업 스터디인데. 원래도 실적이 좋았지만 대학창조일자리센터와 인연을 처음 맺은 지난 기수의 경우엔 거의 다 원하던 대기업에 취직했다. 덕분에 2016년 스터디 모집 공고에 100명 넘는 인원이 몰렸다.

2) 취업 동아리로 선정되어 어떤 지원을 받았나. 금전적인 도움이 우선적으로 있었다. 그 밖에도 각종 모의 면접, 취업특강, 중견강소기업 공모전 공유 및 면접, 서류 첨삭을 받았다.

3)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이용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학우들과 함께 취업 모임을 만들고 센터에서 지원까지 받으면 좀 더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길 원한다면 저학년 때 진로 상담을 받아보고 본인이 나름대로 준비한 다음에, 4학년 때 센터를 다시 찾아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게 좋다. 그리고 일자리센터에서 공지하는 학교 행사에 다 참석해보길 바란다. 자소서에 한줄이라도 더 쓸 수 있으니 참석해서 손해 볼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