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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리즈를 위한 거대한 떡밥 같은 작품 <클로버필드 10번지>
김성훈 2016-04-06

미셸(메리 엘리자베스 원스티드)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낯선 곳에서 깨어난다. 그곳은 정체 불명의 남자 하워드(존 굿맨)가 ‘놈들’의 공격에 대비해 만든 벙커다. 하워드는 벙커에서 나가려는 미셸에게 밖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바깥세상은 놈들의 공격 때문에 오염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목숨을 잃은 데다가 벙커만이 안전하다는 게 그의 논리다. 하워드와 함께 벙커에 있던 에밋(존 갤러거 주니어) 역시 하워드의 말이 사실이라고 얘기해준다. 어쩔 수 없이 하워드, 에밋 두 남자와 함께 벙커에 머물게 된 미셸은 하워드의 이상한 행동과 말을 보면서 점점 그를 의심한다.

<클로버필드 10번지>는 <클로버필드>(2008)에 이은 제작자 J. J. 에이브럼스의 두 번째 ‘클로버필드’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 영화는 <클로버필드>처럼 가짜 다큐멘터리 형식도 아니고, 영화 초반부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 공포를 선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벙커라는 폐쇄된 공간에 있는 세 사람이 서로를 의심하는 데서 긴장감이 발생한다. 게다가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놈들의 존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괴물이 비디오카메라에 제대로 비쳐지지 않는 데서 공포감을 선사한 <클로버필드>와 어느 정도 유사하다. 그렇게 긴장감이 구축된 영화의 중반부까지만 보면 시나리오가 탄탄한 저예산 스릴러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공포의 정체가 드러나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 작품의 진면목이 나온다. 다음 시리즈를 위한 거대한 떡밥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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