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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장르에 접근한 영화다”

<클로버필드 10번지> 감독 댄 트라첸버그 인터뷰

<클로버필드 10번지> 감독 댄 트라첸버그.

10여년 동안 프레스 정킷 취재를 해왔지만, 프레스 스크리닝에 직접 참석한 감독은 댄 트라첸버그가 처음이었다. 데뷔작이라 그런지 한껏 긴장한 듯한 그는 상기된 모습으로 기자들에게 “나도 5년 전까지 여러분처럼 영화 리뷰를 썼다”고 했다. 이튿날 라운드테이블 인터뷰 역시 처음이라는 그가 활짝 웃으며 나타났다.

-개봉 2개월 전에야 <클로버필드 10번지>의 존재를 프리뷰 영상을 통해 알게 됐다.

=프리뷰 영상에 포함할 장면을 고르는 데 고민이 많았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고른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웃음)

-단편 <포털: 노 이스케이프>를 연출했는데, 이번 연출에 도움이 된 점이 있다면.

=<포털…>은 퍼스트 퍼슨 게임(주인공과 같은 시점의 게임)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관객이 주인공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비디오 게임을 좋아해서, 관객이 일방적으로 영화를 관람하기보다 메인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14년 말에 촬영이 끝나지 않았나? 왜 후반작업이 길어졌나.

=물론 편집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또 다른 이유는 후반작업 담당자들이 모두 ‘배드 로봇’ 소속이라서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작업 때문이지. 우리 영화의 편집감독이 <스타워즈> 티저 영상들을 편집하고, 코믹콘에도 참석해야 해서 늦어졌다. 워낙 능력 있는 에디터니까. (웃음)

-J. J. 에이브럼스는 작품의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도 꼭 필요했나.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알고 관람하는 것이 최대한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감독의 의도처럼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 특히 미스터리나 서스펜스 영화의 경우, 극중에 숨겨져 있는 중요한 내용들에 대해 정보가 유출되면 심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비밀 유지를 위해 지나치게 보안에 치중하지는 않았다. J. J.의 명성 덕분에 홍보에 큰 힘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이 작품의 영상이 소개된 후에 J. J.가 프로듀서라는 이름이 오르는 순간 진짜 쿨하더라. (웃음)

-캐스팅 과정에 대해 알려달라.

=존 굿맨을 캐스팅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시나리오상의 하워드는 미친 듯하게만 보이지만, 존은 이 캐릭터를 다양한 성향의 입체적 인물로 완성시켜줬다. 존의 캐릭터를 부각시켜주는 데 존 갤러거 주니어의 역할도 컸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에 작게나마 빛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해줬다. 메리의 경우, 대사가 거의 없이 영화 전체를 끌고 나가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줬다.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대사 없이도 감성을 충분히 표현해주었다. 여기에 어려운 액션 장면까지 훌륭하게 해줘서 고마웠다. ‘배드 애스’였고, ‘슈퍼 쿨’했다. (웃음) 세명을 캐스팅하게 되어서 너무 운이 좋았다.

-이 작품을 <클로버필드>의 DNA를 나눈 친인척 관계라고 설명하던데.

=두 작품이 비슷한 톤의 장르영화이며, 새로운 방식으로 장르에 접근한 영화들이라고 본다. 제목을 볼 때 <트와일라잇> 에피소드 같은 느낌도 든다. 두 작품이 서로 다른 타임라인을 가졌지만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음… <악마의 씨>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도 여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됐으니까. 1인칭 시점에서 긴장감을 유지하기 힘든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향도 큰데, 그의 작품 중 <오명>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오명>에서 열쇠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클로버필드 10번지>에서도 열쇠 장면을 잘 찾아보시기를. 이외에도 <붉은 10월>과 <크림슨 타이드> 등 제한된 공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촬영기법 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

-극중 모든 캐릭터가 때로는 이기적이고 괴물 같은 행동을 한다.

=그렇다. 미셸의 경우, 집을 나설 때 술병을 집어들고 나오지 않나. 모두가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한다. 또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주목해봐야 할 지점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밀폐된 곳에 갇혀 있는 것이 더 두려울까, 아니면 역시 알지 못하는 위험과 함께 외부로 나가는 것이 나을까.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아무리 높은 벽을 쌓아올려도, 아무리 깊고 넓게 벙커를 만든다 해도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벙커 내 장면들은 시나리오 순서대로 촬영을 했다던데, 도움이 됐는지.

=물론 첫 작품이라 큰 도움이 됐다. 순서를 뒤바꿔서 촬영해야 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겁났던 게 사실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됐다. 특히 극중 캐릭터에 대한 느낌이 계속 바뀌고 감정선도 변화가 크기 때문에 순차적인 촬영이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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