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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쉬지 않고 일하는 데도 왜 돈은 모이지 않는가’를 자문하는 이들에 대한 대답 <탐욕의 별>
정지혜 2016-04-27

2009년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에 들이닥친 잔혹한 공권력과 그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노동자들이 보인다. 해고에 맞선 파업, 그에 맞선 정부의 강력 진압.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자살까지. 영화는 이 문제의 시작을 2004년 쌍용자동차가 중국의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되는 데서 찾는다. 상하이 자동차는 당시 인수 조건으로 쌍용자동차에 기술투자와 고용승계를 약속한다. 하지만 이후 쌍용자동차의 기술력만 빼내가고는 회사를 법정 관리에 넘긴다. 부실기업의 다음 수순은 정리 해고다. 이런 악순환은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 잉태된 것인지도 모른다. 고수익을 노리는 국제적 규모의 투기 자본들이 한국의 부실채권을 인수해 시세 차익을 얻기 시작한다. ‘굶주린 자본의 사냥터가 돼버린 한국’이라는 영화 속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유사한 경우는 계속된다. 칼라일그룹은 한미은행을 인수해 시세 차익을 얻은 뒤 씨티은행에 되팔지만 이 과정에서 세금은 단 1원도 내지 않았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경영난을 타개하려는 진로그룹의 여러 시도들을 좌초시킨다. 이후 진로를 매각한 골드만삭스는 1조원 이상의 차익을 남긴다. 오직 돈을 가진 자만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무서운 금융시장 앞에서 과연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믿음직한 답을 들을 수는 없다.

그리고 현재, 평범한 사람들까지도 앞다퉈 국내 금융시장에 뛰어든다. 미래가 불안한 사회에서 믿을 건 금융권을 통한 재테크뿐이라는 식이다. 소비를, 탐욕을 부추기는 금융계와 금융 선진화라는 명목하에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정부 ‘덕분’이다. 영화는 해고 노동자, 교수 등 다양한 인터뷰어들의 입을 통해 이러한 현실을 전한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계의 먹이사슬은 간단한 도표로 시각화했다. 내레이터로 참여한 배우 김의성이 냉철한 어조로 금융시장의 복잡한 생리를 하나씩 짚어준다. ‘매일 쉬지 않고 일하는 데도 왜 돈은 모이지 않는가, 열심히만 일해서는 돈을 벌 수 없는 것인가’를 자문하는 이들에게 얼마간의 대답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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