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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유머러스한 영화의 태도 <사랑과 음악사이>

촉망받는 뮤지션이었던 남편 헌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해나(레베카 홀)는 시골 마을의 외딴집에 머물며 남편의 전기를 집필 중이다. 뉴욕의 젊은 대학교수 앤드루(제이슨 서디키스)의 연구팀은 요절한 예술가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자료조사를 해왔다. 앤드루는, 음악성은 탁월하지만 생전에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헌터의 작업과 죽음에 매료된다. 그는 헌터에 관해 더 알고자 해나를 찾아가지만 해나는 그를 탐탁지 않아 한다.

숀 뮤쇼 감독의 데뷔작 <사랑과 음악사이>는 음악과 로맨스를 결합한 영화들의 전형적인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쾌활하고 강인해 보이지만 실은 과거의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해나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녀가 그어놓은 선 안으로 스스럼없이 걸어 들어가는 능글맞고 뻔뻔한 앤드루라는 캐릭터 설정, 처음에는 서로에게 반감을 가진 두 인물이 티격태격하며 우정을 쌓아가다 뒤늦게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는 서사 전개, 두 사람을 매개하는 연결고리이자 영화의 톤을 각인시키려는 듯 정해진 간격에 따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감미롭고 달콤한 음악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클리셰들을 감수하고 볼 용의가 있는 관객이라면 <사랑과 음악사이>가 지루한 조합의 반복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 뒤 손녀들의 고양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극중 할머니의 대사처럼 영화가 내내 소박하고 유머러스한 태도를 견지하고, 단순하지만 허를 찌르는 설정도 있으며, 결말에서 돌연 자세를 고쳐 잡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진지한 체하는 대목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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