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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버드’들은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앵그리버드 더 무비>
송경원 2016-05-18

마이티 이글(피터 딘클라지)의 보호 아래 평화로운 버드 아일랜드. 어린 시절부터 놀림을 받아온 까칠한 분노새 레드(제이슨 수데키스)는 법정 최고형인 분노조절치료 명령을 받는다. 시설에는 재빠른 깐죽새 척(조시 게드), 화나면 폭발하는 폭탄새 밤(대니 맥브라이드), 존재감 일등인 덩치새 테렌스가 이미 치료를 받고 있다. 어느 날 저 멀리 피그 아일랜드에서 피그들이 찾아오고 새들은 그들을 손님으로 맞이한다. 레드는 피그들의 행동이 미심쩍지만 이미 왕따가 되어버린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새는 아무도 없다.

<앵그리버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숯검댕이 눈썹의 빨간 새가 새총을 타고 날아가 건물을 부수는 게임 <앵그리버드>는 스마트폰 보급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해도 좋을 만큼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이었다. 하지만 ‘앵그리 버드’들이 왜 그렇게 화가 났고 왜 그토록 건물을 부숴댔는지, 돼지들과 싸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기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태어난 장편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가 풀어야 할 난제는 우선 말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을 영화로 만들 때 어떤 이야기가 필요할까. 너무 복잡해도, 단순해도 문제다.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는 캐릭터에 집중한 단순 슬랩스틱의 반복으로 이를 돌파하려 한다. 날쌔고 수다스러운 척, 둔하고 소심한 폭탄새 밤 등 디자인으로 이미 구현된 성격을 그대로 캐릭터화해 별다른 설명 없어도 이해 가능하다. 전개 방식부터 갈등의 설정, 해결 과정까지 여느 가족용 애니메이션에서 숱하게 접했던 익숙하고 편안한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이야기를 늘릴 여지가 없는 단순 모바일 게임의 한계이기도 한데, 핵심 스토리가 밋밋한 대신 휘발성 강한 웃음과 슬립스틱 코미디로 이를 무마하려 애쓴다. 지나치게 단순화한 감이 없지 않지만 반대로 말하면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아서 좋다. 어른들의 입맛에는 단순함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게임에서 한번씩 다뤄본 캐릭터의 개성만큼은 꼼꼼히 구현한다. ‘앵그리버드’를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대로, 설사 모른다 할지라도 편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아동 맞춤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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