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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생생한 자유로움
정지혜 사진 최성열 2016-05-19

김고은

길들여지지 않을 것만 같은 소녀. 까치발로 사뿐히 걸음을 옮기고, 흔들의자에 기대 낮잠 자며 얕은 숨을 내쉬던 아이. <은교>의 은교다. 노시인 이적요(박해일)의 집으로 뛰어든 생글거리는 미지의 그 무엇이었다. 이 소녀의 싱그러움은 그대로 <은교>로 장편 데뷔를 한 김고은에 대한 또렷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해사함이라고 해도 좋을 김고은의 기운은 천진과 도발 사이쯤에 있는 것 같다. 이적요의 시선으로는 미처 담을 수도, 가둬둘 수도 없는 분방함이다. 김고은은 자신 안의 에너지를 가감 없이 뿜어내왔다. 사고하기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몬스터>(2014)의 복순, <협녀, 칼의 기억>(2014)에서 강단 있게 운명의 길로 뛰어오르는 홍이, <차이나타운>(2014)에서 버림받은 아이 일영까지. 김고은은 특유의 생동으로 또래의 여배우가 가보지 못한 험지를 헤쳐나간다. 길들여질 마음 따윈 없는, 소녀성의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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