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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작지만 알찬 지역 영화관 춘천의 ‘일시정지시네마’, 대전의 ‘다방’ 개관

글: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최근 온라인 독립영화 커뮤니티의 화젯거리는 춘천의 단편영화관 ‘일시정지시네마’와 대전의 동네극장 ‘다방’의 개관 소식이다. 각각 18석과 10석이라는 적은 좌석을 가진 비상설 영화관이지만,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상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넘어 영화관을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에서도 ‘옥인상영관’, ‘극장판’, ‘산골상영관’ 등 10석 내외의 초소형 영화관이 운영된 사례가 있지만, 앞서 말한 영화관은 상영 환경이 훨씬 열악한 지역에서 진행되는 문화 실험이라는 점에서 좀더 주목받고 있다.

5월6일에 개관한 ‘일시정지시네마’는 “우리동네영화”를 개관 행사의 주제로 잡았다. 개관영화제에서는 지역 영화인들이 만든 단편영화를 상영했다. 5월21일 개관한 ‘다방’의 개관 프로그램도 비슷했다. ‘다방’은 서울독립영화제의 순회상영 기획인 ‘2016 인디피크닉’과 함께 대전•충남지역 독립영화 상영회로 개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6월부터는 대전독립영화협회와 함께 매일 오후 7시에 지역 독립영화 상영회를 진행할 계획이기도 하다. 두 영화관은 공히 독립영화와 단편영화 상영 공간을 자처하지만 ‘지역영화’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지역 예술영화관이 개봉영화 상영에 집중해온 것과, 지역의 공동체 상영이 주로 지역에서 개봉하지 못한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일시정지시네마’나 ‘다방’의 설립 목적이 단편영화나 지역영화를 상영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영화관과 서울의 ‘산골상영관’은 모두 지역 재생에 기여한다는 또 다른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 좌석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경제적인 방식으로 지역에 기여하긴 힘들겠지만, 영화관이라는 개성 있는 공간으로 보다 풍성한 지역 문화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며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사랑방으로서의 역할 또한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영화 문화의 다양성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말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영화가 관객의 삶에 좀더 천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마을 공동체의 재생과 활성화에 기여하는 영화와 영화관’이라는 접근은 영화가 관객의 삶에 좀더 다가가는 환경을 만드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