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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고양이 남매의 성장담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김수빈 2016-06-08

자칭 ‘갯과(科) 인간’인 스기타(가자마 슌스케)는 형(쓰루노 다케시)이 데려온 유기묘 두 마리로 인해 고양이 돌보미가 된다. 마감 때문에 바쁜 만화가 형을 대신해 고양이를 기르는 건 백수에 다름없는 프로 복서 스기타의 몫이다. 스기타는 검은 고양이에게 ‘쿠로’, 점박이에게 ‘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살갑게 대하지만 도도한 고양이 남매는 스기타의 뜻대로 움직이는 법이 없다. 한편 물질적인 지원을 해주던 형은 결혼을 이유로 집을 떠나고, 대회에서 눈을 크게 다친 스기타는 더이상 링 위에 오르지 못하게 된다.

한 울타리에 사는 청년과 고양이 남매의 성장담을 그린다. 주인공의 보살핌으로 어린 고양이 남매는 건강한 성묘가 되고, 애묘 생활을 통해 여린 청년은 야무진 어른으로 성장한다. <어쩌다 고양이 집사>라는 두권의 만화책이 원작이다. 사고를 계기로 복싱을 접고 애묘 생활을 다룬 만화를 통해 등단한 작가 스기사쿠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한다. ‘고양이 관찰기’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만큼 고양이의 습성과 생태가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데뷔 26년차의 베테랑 촬영감독 고마쓰 다카시는 고양이 눈높이에서 설정된 앵글이나 주인공의 심리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는 화면 등을 통해 독창적이고 세심하게 세 식구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작은 실패와 재기가 반복되는 플롯은 일상의 리듬대로 단조롭게 흘러간다. 하지만 불러도 오지 않던 고양이들이 잠든 청년의 머리맡에 보은 혹은 보살핌의 의미로 직접 잡아온 도마뱀을 놓고 가는 장면 등을 보고 있자면 고양이 특유의 묘한 매력에 절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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