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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말 독일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꼬마기사 트랭크>
김수빈 2016-06-15

농노의 아들 트랭크는 용맹한 기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봉건제가 깊게 뿌리내린 시골 마을에서 그런 꿈은 망상에 불과하다. 트랭크 가족을 포함해 마을 사람들은 포악한 기사 베르톨트의 가렴주구로 신음하고 있다. 하루는, 상납한 농작물의 양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트랭크의 아버지가 감옥에 갇히는 일이 일어난다. 트랭크는 아버지를 구할 길을 찾아 도시로 떠난다. 저잣거리에서 트랭크는 국왕이 내건 방을 본다. 검술대회에서 우승하고 ‘숯쟁이들의 숲’에 살고 있는 용을 무찌르면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는 것.

중세 말 독일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당대의 계급 차별이나 지배계급의 폭정, 기사도의 붕괴와 같은 사회상이 풍부하게 그려진다. 피지배계급 내에서도 사람들에 의해 마을에서 쫓겨난 숯쟁이 무리를 등장시키는 등, 피지배계급과 지배계급을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해 피지배계급을 고되지만 선한 삶을 사는 인물들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두려워하지만 동시에 처치하려는 용을 기르며 눈에 띄지 않는 숲에서 살아가는 숯쟁이들의 모습은 의미심장하게 그려진다. 용이 등장하면서 판타지적 색채를 띠는 듯하지만 그들마저 지배계급에 이용당할 위험에 처한 동물로 묘사하며 끝까지 사실적인 톤을 유지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답게 전하고자 하는 교훈은 뚜렷하다. 주인공이 그랬듯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향해 정진할 것, 기사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직과 신뢰를 따를 것. 영화의 탄탄한 플롯은 독일 작가 커스틴 보이에의 원작에 기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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