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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人] 체계 속 자유로움을 향해 - 이강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미술감독
윤혜지 사진 백종헌 2016-07-21

아트디렉터 2016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5 <월간 윤종신> 아티스트 콜라보 프로젝트2 2013 <월간 윤종신> 아티스트 콜라보 프로젝트1 2013 카페LOB monthly artist 전시 기획(현재까지 진행 중) 저서 2009 <도쿄 펄프 픽션>(웅진윙스 펴냄) 2007 <나의 지중해식 인사>(열린책들 펴냄) 2003 <반칙의 제국>(새만화책 펴냄) 전시 2014 <NOWhere: Andy KHUN X Kim Sihoon>(피프티피프티 갤러리) 2014 <The Reality of The Joke>(Seescape Gallery, 타이 치앙마이) 2014 (Cafe 4M 갤러리) 2013 (베트남 호찌민) 2013 <수상한 질감>(페이퍼버스 갤러리) 2011 <도시생물도감 vol.1>(Flat 247 Gallery)

모든 축제에는 일관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다들 알고 있지만 아무도 실행하지 않았던 것을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에서 처음 시도했다. 이강훈 아트디렉터를 부천영화제의 미술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이강훈 아트디렉터는 포스터, 심벌 등을 포함한 부천영화제의 전체적인 이미지 스토리텔링과 영화제 굿즈 디자인을 도맡았다. 명함, 자원봉사자의 티셔츠 등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덕분에 부천영화제는 첫 출범 때의 신선한 개성과 국내 유일의 장르영화축제라는 정체성을 되찾았다. “내가 기억하는 초기 부천영화제의 이미지를 되살리고 내가 앞으로 기억하고 싶은 부천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 그 두 가지를 목표로 삼았다.”

첫 번째 일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의 이미지와 비교해보며 부천영화제만의 캐릭터를 잡아나가는 것이었다. “부산이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 전주가 정제되고 지적인 그래픽 위주라면 부천은 훨씬 밝고 가볍고 대중적인 축제라고 생각했다. 그 친근함을 놓치지 않으면서 장르영화제로서의 개성을 드러내려 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의 디자인을 참고했다고도 한다. “베를린은 키 컬러인 붉은 바탕에 곰 형상의 엠블럼을 다양하게 활용해 시각적 통일감을 추구하더라. 클레르몽페랑은 해마다 그해의 작가가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해 매년 개성이 달라지면서도 독특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건 일종의 질서다. 부천도 그래픽 체계를 잡아둔 상태에서 자유롭게 뭐든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부천이야말로 이미지로 기억돼야 할 영화제니까.”

“큰 그림을 잡아나가는 것”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이강훈 아트디렉터는 말한다. “대학에 다닐 때도 연극 동아리에서 연출을 맡았다”는 말을 듣자니 전체적인 계획을 짜고 좋은 스탭을 모아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일이 딱 그의 적성인 것 같다. 이강훈 아트디렉터는 1999년 <씨네21>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데뷔한 이래 표지 일러스트를 맡은 책만도 100여권을 훌쩍 넘길 만큼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지속해왔다. 작가명 Andy KHUN으로 <월간 윤종신> 등의 앨범 아트 디렉팅과 프로젝트 전시도 꾸준히 맡았다. “숨어 있는 좋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은 그의 오랜 관심사 중 하나다. SNS, 특히 인스타그램을 항시 눈여겨보며 새로운 작가를 탐색한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그의 최우선 목표는 “영화제 굿즈 첫날 완판”이라고 한다.

<수첩과 펜>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검정색 수첩과 펜텔사의 트라디오 펜은 이강훈 아트디렉터의 가방 속에 늘 있는 소지품이다. “작은 수첩은 아무 때나 펼쳐서 드로잉하기 좋고, 트라디오 펜은 굵기나 필기감이 내 손에 최적이라 4년째 이것만 쓰고 있다. 가성비도 좋아 열 자루쯤 넉넉히 사두고 가방마다 한 자루씩 넣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