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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순간, 상상보다 거대하고 마법보다 놀라운 판타지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

<마이 리틀 자이언트>

스티븐 스필버그가 실로 오랜만에 가족영화의 감성으로 돌아온 작품이다. 로알드 달의 <내 친구 꼬마 거인>을 원작으로 삼아 <E.T.>(1982)에서 함께 작업한 멜리사 매디슨의 각본을 움켜쥔 스필버그는 다시 한번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바라본 판타지의 세계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이 영화는 스필버그가 실사영화에서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 촬영을 도입한 작품이다(사용된 기종은 아리 알렉사 XT). 그는 발전된 디지털 시각효과에 힘입어 만화경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동화적 상상력의 신천지를 창조해낸다.

런던의 한 고아원에 사는 10살 소녀 소피(루비 반힐)가 거인과 만나 친구가 된다는 <마이 리틀 자이언트>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외계인과 아이들간의 우정을 그렸던 <E.T.>와 플롯상 유사성을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스필버그의 관심은 당차고 천진한 소피보다는 노인의 모습을 한 꼬마 거인(마크 라일런스)에게 기울어져 있다. 빛으로 묘사되는 형형색색의 꿈(이미지)을 채집하고 이리저리 엮어 즐거운 기억(영화)을 사람들에게 심는 거인의 작업은 영화 만들기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며 한편으론 영화감독으로서 반세기를 살아온 스필버그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자화상처럼 보인다. 잠든 사람들의 뇌리에 즐거운 환상을 심어주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거인의 폭력 앞에 무기력하고, 항상 근심 어린 표정을 짓는 거인의 모습은, 점차 폭력으로 얼룩진 인간과 세계의 실상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초기의 낙관을 버리고 불안한 시선을 던지게 된 스필버그 필모그래피의 진중한 변화를 연상케 한다.

<대결>(1970)로 데뷔한 이래 <스파이 브릿지>(2015)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이너로 시작해 점차 역사의 어둠을 파고들며 작가로서의 구도를 완성해간 스필버그의 경력을 떠올리면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문자 그대로) 영화사의 ‘거인’이 된 스필버그가 로알드 달의 동화를 빌려 우리 시대의 관객에게 남기는 1억4천만달러 규모의 거대한 자기고백처럼 보인다. 어느덧 70살. 원숙한 노대가가 된 스필버그는 디즈니와 손잡고 빚어낸 이 동화에서 거인의 입으로 소피로 표상되는 미래 세대를 향해 작은 메시지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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