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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성룡'표 코믹액션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9년 전 범죄조직의 계략에 의해 파트너가 죽는 걸 목격한 베테랑 경찰 베니(성룡)는 사건의 진상과 범죄조직 두목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매진한다. 그러던 중 파트너의 딸인 사만다(판빙빙)가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카지노에 잠입하던 중 위기에 처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선 카지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전문도박꾼 코너 와츠(조니 녹스빌)를 찾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러시아에서 코너를 찾아낸 베니는 홍콩으로 돌아오기 위해 러시아, 몽골, 중국을 가로지르는 고생길의 대장정에 들어선다.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에서도 ‘현존 연기자 중 가장 많은 스턴트 연기를 한 사나이’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성룡의 열정은 계속된다. 21세기 들어서 전성기 때의 애크러배틱한 동작과 날렵함은 퇴색했지만 적재적소의 지형지물과 소품을 활용해 웃음을 자아내는 성룡식 액션 코미디의 전략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는 성룡의 이전 영화들이 보여준 요소들이 한데 모여 섞인 컴필레이션 무비다. <러시아워>(2001)의 버디무비적 인물관계, <폴리스 스토리 2014>(2014)의 범죄 누아르적 색채, <80일간의 세계일주>(2004)같이 이국적인 풍물을 훑고 지나가는 모험 활극 등 온갖 요소가 한 영화에 어우러져 있다.

그러나 <다이하드2>(1990)와 <클리프행어>(1993)를 만들었던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레니 할린의 안이한 연출은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를 파도에 휩쓸린 뗏목처럼 표류하게 만든다. 범죄 누아르와 코미디, 액션 중 어디에도 역점을 두지 못하고 흔들리는 장르적 정체성, 연결고리를 갖지 못한 느슨한 서사는 작품의 완성도를 깎아먹고 있으며, 치밀한 준비 없이 찾아오는 반전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악당의 부하 존잘 윌리 역으로 등장하는 연정훈의 연기 또한 단순한 악역의 일원으로 소비되는 데 그친다. <잭애스>(2003), <라스트 스탠드>(2013)로 친숙해진 조니 녹스빌의 독특한 코믹 연기 감각만이 무너지는 영화를 살리기 위해 등판한 구원투수의 역할을 해내고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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