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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고단함,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하는 드랙퀸의 이야기 <비바>
이주현 2016-10-12

<비바>

쿠바 아바나의 드랙퀸 클럽에서 가수들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살아가는 헤수스(엑토르 메디나)는 언젠가 자신도 무대에서 멋지게 노래 부를 꿈을 꾼다. 점점 커져가는 꿈을 숨길 수 없어 헤수스는 용기를 내 드랙퀸 오디션을 보고 클럽의 주인장 마마(루이스 알베르토 가르시아)의 도움으로 첫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데뷔 무대에서 손님에게 폭행을 당한다. 주먹을 휘두른 사내는 헤수스가 세살 때 집을 떠난 아버지 앙헬(호르헤 페루고리아). 전직 복싱 선수였던 앙헬은 아들이 여장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여자가 아닌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 헤수스는 경제적 활동은 하지 않고 부모 행세만 하는 아버지가 못마땅하다.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는 계속되고, 헤수스는 자신을 위한 삶과 가족을 위한 삶 사이에서 고민한다.

<비바>는 가난이 켜켜이 쌓인 올드타운 아바나의 공기를 생생히 담아낸다. 열정의 나라 쿠바, 관능의 도시 아바나에 대한 판타지는 찾아볼 수 없다.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주인공 헤수스는 성정체성의 혼란 때문이 아니라 생계의 고단함 때문에 고개 숙인다. 현실의 고단함,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하는 드랙퀸의 이야기는 철저히 현실적이다. 그 팍팍한 현실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음악이다. 1950~60년대를 풍미한 쿠바 디바들의 음악이 영화에 열기를 더한다. <프랭크>(2014), <>(2015)의 스티븐 레닉스가 음악을 맡았다. 쿠바 뮤지션들의 삶을 다룬 빔 벤더스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 드랙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뮤지컬 <헤드윅>과 <킨키 부츠> 또한 연상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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