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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블레이드2
2002-04-02

시사실/ 블레이드2

■ Story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는 죽은 줄 알았던 위슬러(크리스 크리스토퍼슨)가 뱀파이어의 포로가 되었음을 알고 그를 찾아나선다. 한편 ‘리퍼’라 불리는 변종 뱀파이어들이 출현하여 인간만이 아니라 뱀파이어까지 닥치는 대로 살육하며 세력을 넓혀간다. 리퍼에게는 일반적인 뱀파이어의 천적인 마늘과 은총알도 효과가 없다. 뱀파이어 왕국의 왕 다마스키노스는 리퍼들을 제거하기 위해 블레이드에게 화평을 제의하고, 블레이드를 없애기 위해 양성했던 정예부대 블러드 팩의 지휘권을 부여한다. 블레이드는 뱀파이어 소굴에서 구해낸 위슬러와 함께, 블러드 팩을 이끌고 리퍼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음모였다.

■ Review 귀를 찢을 듯 꽝꽝 울리는 테크노 음악,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붉은 피의 세례. 1998년에 개봉했던 <블레이드>는 ‘테크노 액션’을 표방한 뱀파이어 사냥꾼의 현란하면서도 암울한 영웅담이었다. 4년 만에 돌아온 블레이드는 원작에서 연유한, 비극적인 영웅의 망토를 벗어던지고 유들유들한 슈퍼히어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블레이드2>의 뱀파이어들은 테크노 음악과 액션, 특수효과로 관객의 목덜미를 노린다. 전편의 컨셉을 이어받아 <매트릭스>의 액션과 <에이리언>의 괴물, <무사 쥬베이>의 닌자 등 여기저기서 빌려온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리퍼의 턱이 갈라지면서 빨판이 쭉 뻗어나오며 인간이나 뱀파이어의 목을 노리는 모습은, 익숙한 장면임에도 오싹함이 느껴진다.

블레이드는 초당 6천피트의 속도로 발사되는 블러스테이크 건, UV폭탄, 사무라이의 검 등으로 무장하고 휘황찬란한 액션을 펼쳐보인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현란한 쾌감을 주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분명 성공적이다. 블레이드의 칼에 잘려 두 동강이 나거나, 햇빛을 만나 폭발해버리는 뱀파이어의 모습과 리퍼와 블러드 팩의 격투장면 등 <블레이드2>는 뱀파이어영화의 공포와 액션영화의 스릴을 충실하게, 풍성하게 제공한다. 하지만 엄청난 화력의 액션과 리퍼의 기괴한 공포감에도 불구하고 <블레이드2>는 어딘지 빈 곳이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편의 매력적인 악당 디콘 프로스트의 부재. 신세대 뱀파이어인 프로스트는 원로 뱀파이어들을 말살시키고, 자신의 의지대로 운명을 개척해가는 매혹적인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번엔 리퍼와 다마스키노스로 분산된 악당은 초라하다. <블레이드2>는 캐릭터간의 대립이나 압도적인 복선없이 그저 좀비처럼 달려드는 리퍼떼를 끊임없이 베고 폭파시킬 뿐이다.

<크로노스> <미믹> 등으로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을 인정받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는 로맨틱한 뱀파이어 대신 ‘프랑켄슈타인’처럼 일그러진 뱀파이어 종족의 창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하드보일드’한 뱀파이어를 선보이겠다는 호언장담은 이루지 못했다. 위정훈 osc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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