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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남보다 못한 관계 속에서 찾는 혈연의 의미 <그래, 가족>
장영엽 2017-02-15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가족들이 모여든다. <그래, 가족>은 과거 어떤 연유로 멀어져 생사도 잘 모르고 살았던 ‘콩가루’ 가족의 재회로 영화의 포문을 연다. 성질 급한 큰오빠 성호(정만식), 장례비용은 정확히 ‘n분의 1’로 계산하자는 냉철한 둘째 수경(이요원), 식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족들에게 택시비부터 빌리는 대책 없는 셋째 주미(이솜). 같은 핏줄이라고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은 영정 사진도 준비하지 못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나자마자 신경전을 시작한다. 그 자리에 자신이 오씨 가족의 막내라고 주장하는 소년 ‘낙’(정준원)이 나타난다. 고아원에만 보내지 말아달라는 낙의 간청에 가족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낙이와 한때를 보내기 시작한다. 밝고 쾌활하며 때로는 능청맞게 어른들을 리드하기도 하는 낙의 존재는 가족들의 단조로운 일상에 파장을 일으킨다. “우리가 뭐 가족이야? 말만 가족이지. 먼저 연락하고 지낸 적도 없고, 각자 알아서 좋을 대로 사는 거지 뭐.” 언니 수경과의 통화에서 주미는 이렇게 말한다. 남들보다 거리를 두고 살아왔던 혈연관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수많은 가족영화들이 던져왔던 이 질문은 <그래, 가족>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영화는 가족들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망에 주목하기보다 낙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이 인물이 가족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변화를 조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방송국 기자인 수경과 낙 사이의 에피소드다. 가족 중 가장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기에 얼음장 같은 마음을 지니게 된 수경이 낙과 함께 방송국 사장의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그래, 가족>의 이야기와 감정도 속도를 낸다. 하지만 가족들 각자의 심리상태와 사연을 하나의 큰 해프닝(사장의 비리로 말미암은 추격전)을 통해 황급하게 수렴하고 마무리하려는 이 영화의 선택은 다소 거칠고 섬세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이 각각 안고 있는 문제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라 새로움이 부족하다. 최근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가벼운 필치의 가족영화라는 점에 의의를 두어야 할 작품. <덕혜옹주>(2016)와 <더 폰>(2015)을 각색한 마대윤 감독의 입봉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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