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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뭉쳐야 뜬다> 여행 프로 너무 많지 않아?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로 ‘탕진잼’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탕진 + 재미의 합성어로 ‘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란 의미를 가진다. 또 하나의 신조어인 ‘시발비용’과 어울리는 말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뜻인 이 말은 탕진잼과 교묘하게 얽힌다. 2017년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소소하게 탕진할 돈조차 충분하지 않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욕지거리를 수백번은 내뱉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세태는 미디어에서 가장 먼저 읽어내고 방송 아이템으로 바로 활용한다.

‘패키지로 세계일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JTBC의 <뭉쳐야 뜬다>. 먹방 못지않게 많은 여행 프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속내를 알고 있는 건지, 첫 모임에서 이들은 “여행 프로 너무 많지 않아?”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네 사람, 정형돈과 김성주, 안정환과 김용만. 예능 새내기이자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안정환을 제외한 세 사람은 이미 국민MC 반열의 베테랑들이다. 이들이 일반 패키지 여행에 참가해서 떠나는 과정에서의 많은 이야기를 카메라는 담아내고, PD는 편집해 자막을 입힌다.

패키지 여행을 일부러 가지 않는 사람도 많다. 개인 단위의 여행에 비해 자유로움을 제한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키지 여행 호불호와 관계없이 즐거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한끼줍쇼>에서 보았듯 연예인과 일반인의 콜라보레이션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탕진잼과 시발비용이 패키지 여행까지 아이템으로 확장하는 데 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생각해보면 씁쓸함을 지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