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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기는 했지만 <루시드 드림>

대호(고수)는 대기업의 비리를 고발해온 기자다. 그가 어린 아들과 놀이동산에 놀러간 어느 날 대호의 아들은 납치된다. 유괴사건에 대한 별다른 진척 없이 3년의 시간이 흐르고, 대호는 자각몽을 꾸는 상태에서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내는 ‘루시드 드림’에 관한 기사를 접한다. 대호는 정신과 의사 소현(강혜정)의 도움을 받아 납치 당일의 기억을 반복해 소환하기 시작한다. 루시드 드림이 반복될수록 사건의 단서는 늘어나고, 담당 형사 방섭(설경구)의 수사도 활기를 띤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에 관한 사실들이 밝혀지며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소재를 다룬 김준성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뛰어난 점은 영화가 초반에 긴장감과 쾌감을 유지하는 방식에 있다. 같은 영상을 반복하여 보여주며 이미 지나간 장면에서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낼 때, 관객은 대호의 시선에서 함께 단서를 수집하며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놀이동산, 공항과 같은 일상적 장소들이 필사적으로 기억해야 하는 피사체로 전환될 때의 긴장감도 흥미롭다. 그러나 문제는 후반부에 이르러 발생한다. 영화는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꿈의 주체와 내용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자각몽에 들어가 사건의 단서를 찾는다는 동일한 패턴의 반복과 오로지 자각몽에 의존한 해결 방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루함을 자아낸다. 또한 아이의 행방과 관련된 결말은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며, 캐릭터들이 다소 평면적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 영화에 유일하게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노인(박인환)과 그의 일당들이다. <루시드 드림>의 가장 큰 특징은 자각몽이라는 신선한 소재다. 그러나 일반적인 꿈, 기억, 최면과 관련된 영화들과 구분되는 이 영화만의 특성은 찾기가 힘들다. 영화를 보는 중 <소스코드>(2011), <인셉션>(2010) 등이 연상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루시드 드림>만의 특수성을 보여주며 기존 영화들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남기지 못하였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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