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19세기 프랑스 최초의 흑인 광대 쇼콜라와 그의 콤비 푸티트의 이야기 <쇼콜라>
송경원 2017-03-08

19세기 말 프랑스 변두리 서커스단에서 퇴물 취급을 받던 광대 푸티트(제임스 티에레)는 식인종 연기를 하던 흑인 배우를 보고 영감을 얻는다. 푸티트는 그에게 광대로 콤비를 해보자고 제안하고, 그는 쇼콜라(오마 사이)라는 이름으로 데뷔를 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금세 유명해진 푸티트와 쇼콜라 콤비는 파리의 누보 서커스단에 스카우트되어 전성기를 누린다. 하지만 급작스런 인기에 취해 방탕한 생활을 하던 것도 잠시, 쇼콜라는 이내 인종차별이라는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흑인을 비하하는 자신의 연기에 회의를 느낀 쇼콜라는 푸티트와 불화를 겪고 끝내 결별의 길을 걷는다.

<쇼콜라>는 19세기 프랑스 최초의 흑인 광대 쇼콜라와 그의 콤비 푸티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들 콤비가 선보인 무대는 뤼미에르 형제가 <쇼콜라와 푸티트의 시소의자>란 필름을 찍었을 정도로 당대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흑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대한 비하와 조롱의 시선이 깔려 있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영화는 이미 예견된 콤비의 갈등을 동력으로 활용한다. 무대를 경배하며 헌신을 바치는 푸티트는 쇼콜라의 재능에 열등감을 느끼고, 쇼콜라는 무대 위와 무대 밖의 자신의 위치와 인권에 대해 자각을 시작하며 혼란을 겪는다. 당시 서커스 공연을 재현한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하면서도 드라마에 대한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안정적이고 무난한 영화다. 연출적으로 도드라지는 구석이 없는 대신 두 배우의 인상적인 연기가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배우 로쉬디 잼의 연출작인데 감독으로서의 로쉬디 잼은 확실히 배우의 연기를 살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