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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 <행복 목욕탕> 스기사키 하나
김현수 사진 오계옥 2017-03-24

<행복 목욕탕>의 아즈미를 연기한 배우 스기사키 하나는 어린 나이에도 꽤 어려운 감정을 소화해야 하는 역할을 도맡는다. 감독들이 유독 그녀에게 어렵고 힘든 역할을 맡기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녀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배우답다.

-<행복 목욕탕>으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버스데이 카드>의 미야자키 아오이, <신 고질라>의 이시하라 사토미이치카와 미카코, <분노>의 히로세 스즈 등 쟁쟁한 배우들이 후보였는데 소감이 어떤가.

=일본 아카데미는 많은 영화상 중에서도 규모가 큰 시상식이라 너무 떨렸다. 시상식 전날에 엄마 역의 미야자와 리에에게 잠이 안 올 정도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가 촬영하면서 느낀 자긍심은 변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말라”고 답해줘서 고마웠다.

-이번 영화로 일본 내에서만 7개의 영화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출연작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출연작을 결정할 때 회사 매니저가 대본을 먼저 검토하고 전달해주는데 <행복 목욕탕>만큼은 “진짜 좋은 작품이니 빨리 읽어보라”고 강권했다. 평상시 같으면 차 안에서 읽는데 <행복 목욕탕>은 이렇게 보면 안 될 것 같아 집에 들어가 집중해서 읽었다. 지금도 이 영화만 생각하면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나카노 료타 감독이 촬영 전에 특별히 요구한 사항이 있었나.

=감독님이 촬영 전부터 아즈미는 누구보다 심약한 아이라는 걸 강조하셨다. 엄마와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에도 막 소리를 지르면 조용히 다가와서는 “아즈미는 그렇게 소리 못 지른다”고 하시더라. (웃음) 사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아즈미 역할에 나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얘기를 듣고는 내가 지닌 능력을 전부 쏟아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던 거다.

-다른 인터뷰를 보니 “진짜 가족이 되어달라”는 주문을 했다던데.

=맞다. 크랭크인 전에 미야자와 리에와 나한테 숙제를 내주셨다. 예를 들면 평상시에 리에를 엄마라고 부를 것, 그리고 엄마니까 존댓말을 쓰지 말 것, 또 매일 문자로 일상을 공유할 것 등이었다. 리에가 촬영 직전에 문자로 “현장에서 촬영하다가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많은데 그건 신경 쓰면 안 돼. 오래 걸린다는 건 그만큼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니까 불편해하지 말라”고 해서 마음속의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덕분에 진짜 엄마 대하듯 연기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조금은 특별한 10대를 보냈다. 하지만 본인이 연기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평범한 10대다. 캐릭터에 쉽게 공감할 수 있겠나.

=내가 일을 하는 게 특수한 경험일 수는 있다. 하지만 나의 일상 속 모습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나 역시 평범한 여자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웃음) 내 인생 전체로 보면 지금은 극히 일부분에 속하는 것들을 꺼내 보이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언제, 어떤 계기로 배우가 되고 싶었나.

=어릴 때부터 TV를 좋아해서 항상 끼고 살았다. 그런데 내가 보는 드라마마다 배우 시다 미라이가 출연했다. 나와 나이 차도 얼마 나지 않는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가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막연하게 ‘나도 저런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무작정 그녀의 소속사를 찾아가 오디션을 봤다.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나.

=애니메이션 <메리와 마녀의 꽃>에 목소리 출연했고, 만화 원작을 영화화한 <무한의 주인>이 일본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무한의 주인>은 액션 촬영이 놀라운 영화인데 상당히 폭력적인 장면이 많다. 나도 현장에서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웃음) 300 대 1로 싸우는 검객을 연기하는 기무라 다쿠야 뒤에서 도망만 다니는 역할이라 내 액션 분량이 많지는 않다. (웃음)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작품은 여기까지다.

영화 2017 <메리와 마녀의 꽃> 2017 <무한의 주인> 2016 <행복 목욕탕> 2016 <스캐너: 기억의 조각을 읽는 남자> 2015 <극장판 모즈> 2015 <사랑을 쌓는 사람> 2015 <화장실의 피에타> 2015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2015 <추억의 마니> 목소리 출연 2014 <인 더 히어로> 2013 <마담 마멀레이드의 이상한 수수께끼> 드라마 2016 <몽타주 3억엔 사건 기담> 2016 <아빠 언니> 2015 <학교의 계단> 2014 <사건구명의2: IMAT의 기적> 2014 <사신군> 2014 <모즈> 2013 <야행관람차> 2011 <요괴인간 벰> 2011 <오란고교 호스트부> 2009 <오토멘 여름> 2007 <마루코는 아홉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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