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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주고받는 삶, 도전의 가치 <불곰영웅 밤세: 도둑들의 도시>
김수빈 2017-04-05

미국에 곰돌이 푸가 있다면 스웨덴엔 밤세가 있다. 귀여운 잔털과 짙은 눈썹을 가진 밤세는 1966년 스웨덴 만화가 루네 안드레아손이 만화와 TV애니메이션을 통해 처음 선보인 캐릭터다. 밤세 시리즈는 반세기 넘게 이어지며 북유럽을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귀여운 외모와 꿀을 좋아하는 식성은 곰돌이 푸와 닮았지만 밤세는 슈퍼히어로다. 마을 어디서든 누군가 나쁜 짓을 하면 밤세(박상우)가 나타난다. 할머니가 끓여준 천둥꿀이 밤세가 가진 힘의 원천. 도둑으로 들끓던 마을은 밤세의 활약으로 평화를 되찾는다. 하지만 밤세를 질투하던 여우 레이나드의 이간질로 도둑들은 하나둘 레이나드 편에 서기 시작한다. 이들이 다시금 약탈을 계획하고 밤세의 할머니를 납치하면서, 밤세는 천둥꿀 없이 마을을 구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아기자기하고 알차다. 손톱만큼 작은 크기의 캐릭터들과 화면 곳곳의 디테일들은 영화의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하는 여타 키즈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 밤세는 한 가정의 어엿한 가장이다. 그렇지만 꼬박꼬박 친구들의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모험을 즐기는 모습은 아이 같기도 하다. 밤세의 어린 딸 마리안느는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용감한 곰”이라며 아빠를 다독일 정도로 성숙하다. 즉, 이 영화에서 아이와 어른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세도 세도 끝이 없이 많은 건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거북이 스칼만의 말처럼 나이는 영화에서 어떤 권위도, 힘도 지니지 못한다. 영화는 친절하고 다정한 해설자 혹은 캐릭터의 입을 빌려 도움을 주고받는 삶, 도전의 가치를 직접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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