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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잡스> 제대로 직업 탐구를 하려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온다고 떠들썩하다. 흔히 말하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슬로건 또한 넘쳐난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의 맞댄 얼굴을 보지도 못한 청년층에게 이건 명백한 사치다. 최근의 뉴스를 보자. 독일 아디다스사가 23년 만에 본국에서 공장을 가동했다고 한다. 사실 운동화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OEM 산업으로 베트남,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하청으로 생산되어온 지 오래다. 하지만 이젠 10명의 직원이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MADE IN CHINA’가 ‘MADE IN GERMANY’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실체다.

‘밥벌이 연구소’를 표방한 JTBC의 <잡스>. 스티브 잡스를 차용한 동시에 ‘직업들’의 의미를 가진다. 박명수, 노홍철, (또)전현무가 3잡스로 공동 MC를 맡는다. AI로부터 직업을 빼앗길 위기에 직면한 우리 모두를 위한 직업 연구가 이들의 메인 잡이다. 야구 해설가이자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과 함께 나온 사람은 초보 해설가인 박찬호 선수. 2회에는 김경진, 하태경, 박주민, 손혜원 국회의원. 3회에는 마이클 리, 신영숙 등 뮤지컬 배우, 4회는 여행 가이드. 매회 이렇게 직업의 세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이제는 JTBC의 장기가 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AI와 직업의 멸종을 둘러싼 문제의식 가득한 인트로는 아직 포장에 불과한 느낌이다. 박명수와 노홍철, 전현무로 이루어진 3잡스는 그간 예능에서 해온 것과 별 차이 없는 진행방식을 고수한다. 밥벌이 연구소가 직업의 진짜 의미를 찾으려면, 주제에 대한 접근과 구성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히 <차이나는 클라스>가 같은 방송사에 있다. 조금씩만 섞어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