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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13 고스트
2002-04-09

시사실/ <13 고스트>

■ Story

온갖 진기한 것을 수집하는 사이러스(F. 머레이 에이브러햄)는 영매인 래프킨(매튜 릴라드)을 앞세워 악명높은 연쇄살인범 유령인 저그넛을 사냥한다. 간신히 그를 잡지만, 이미 일행 대부분이 살해당한 뒤다. 사이러스의 조카 아서(토니 셸후브)는 변호사로부터 삼촌의 부고와 저택을 상속받은 사실을 전해 듣는다. 화재로 아내도, 재산도 잃고 힘겨워하던 그는 딸 캐시와 아들 바비, 보모를 데리고 새 보금자리를 찾는다. 지하에 봉인된 열두 유령들이 13번째 희생자를 기다린다는 것을 꿈에도 모른 채.

■ Review ‘유령의 집으로 오세요’는 공포영화가 즐겨 보내는 초대장이다. 1940∼60년대 B급 호러의 컬트 감독 윌리엄 캐슬의 <하우스 온 헌티드 힐>이나 셜리 잭슨 원작의 <더 혼팅> 같은 고전부터 <아미티빌> 시리즈 등 수많은 공포영화들이 ‘귀신들린 집’이란 장치를 변주해왔다. 캐슬의 동명 1960년작을 리메이크한 역시 멋모르고 들어간 집에서 유령과 싸우는 이들의 비명과 도주극을 기본기로 갖춘 영화. 특히 봉인된 문, 혹은 복도 모퉁이를 지날 때마다 해괴한 모습의 유령들을 출몰시키곤 하는 깜짝 쇼 퍼레이드가 흡사 테마파크의 ‘유령의 집’ 코너 같은 영화다.

아서 일행을 쫓아 입장한 ‘유령의 집’은 전체가 유리와 금속 구조물로 된 저택. 벽, 바닥 할 것 없이 투명한 성채는 근사하지만, 곳곳에 새겨진 뜻모를 라틴어 글귀처럼 비밀을 품고 있다. 특수안경을 써야만 보이는 열두 유령들의 감옥이자 13번째 제물을 위한 덫이며, 이들을 동력원 삼아 과거와 미래를 보여준다는 ‘악마의 눈’을 열 음모의 장치이다. 봉인이 하나 둘 풀림에 따라 유령과 인물의 경계가 사라지고 밀실로 변해가는 세트는 긴장의 끈을 당기는 일등공신. 머리에 온통 못이 박혀 <헬레이저>의 핀헤드 못지않게 섬뜩한 ‘해머’ 등 분장과 특수효과도 세트와 더불어 볼거리에 한몫 한다.

는 광고 연출과 <어비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등 ILM의 시각효과 담당으로 이름을 알린 스티브 벡의 장편 데뷔작. <하우스…>의 리메이크작 <헌티드 힐>을 필두로 윌리엄 캐슬의 리메이크와 공포영화를 브랜드로 내세운 로버트 저메키스, 조엘 실버의 영화사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의 두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개봉된 뒤 면밀한 구성보다 전시효과에 주력하고 편집의 호흡이 가파르다는 등의 이유로 평단의 혹평을 면치 못했으나, 관객으로부터 최악과 최고의 공포영화라는 극단의 반응을 얻으며 제작비 2천만달러의 두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황혜림 blaue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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