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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주말엔 숲으로> 오늘을 행복하게

일본의 만화작가 겸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의도한 제목이 분명하니까. ‘수짱’ 시리즈로 (특히)우리나라에서도 20∼40대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작가다. 일과 결혼에 대해, 삶의 목적과 질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수년 전 일본의 이야기이자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과 매우 닮아 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등 그녀의 작품들은 이미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있다. 그리고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 중 하나의 제목이 바로 <주말엔 숲으로>다.

‘재미와 의미’를 채널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 OtvN에서 <주말엔 숲으로>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개그맨 김용만, 배우 주상욱, 가수 손동운 이 세 남자가 지친 도시인들을 대표하여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들을 만난다. 첫 번째 목적지는 욜로족들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제주도. 그곳에서 이들은 ‘오늘이 행복한’ 이들을 만나 교감한다.

결국 또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인가. 이보다는 좀더 제목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원했었다. 최근 유행하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과 궤를 같이하는, 구성이 단순하고 별다른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지만 시청자와 함께 비자림에서 초록을 호흡하는 느낌의 방송. 무엇보다 ‘고액 연봉의 안정된 직장을 내려놓고 욜로족의 삶을 선택한…’과 같은 전혀 공감되지 않는 워딩을 원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뭐 제목만 보고 방송을 유추해서 혼자 신난 나에게도 책임이 없진 않겠다. 그런 방송을 만들고 싶고, 보고싶다. 주말엔 숲으로 가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현실을 잊는 방송보단 내 현실에 와닿는 방송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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