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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우리들의 인생학교> 인생의 학교에서 인생을 배운다

우리는 얼마 전에 또 스승의 날을 맞았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스승은 있는가, 라는 흔한 화두에서부터 김영란법, 사교육 문제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언론과 SNS를 떠돌았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트위터 무라카미 하루키 봇의 글귀 하나였다.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다’라는 진리이다.”

tvN의 새 프로그램 <우리들의 인생학교>가 막 개교한 참이다. 이 지면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2008년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런던에서 시작해서 서울에도 개교한 비정규 학교, ‘The School of Life’.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인생’에 관해 알려주는 것을 모토로 하는 학교라고 하겠다. 인생학교 서울의 교장인 손미나 전 아나운서가 이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앵커 역할을 맡는다. ‘비난에 대처하는 법’, ‘나쁜 습관을 바꾸는 법’, ‘당당하게 미움받는 법’, ‘자존감을 높이는 법’….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을 것 같은 주제들을 가지고 안정환, 전혜, 김용만, 정준하, 이홍기 등이 학습에 나선다. 무엇보다 억지 예능 코드들을 사용하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일상의 고민을 기본으로 한 수업은 우리 자신을 대입하여 보기도 수월하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곱씹어보게 된다. 그 글이 굳이 내 인생의 빈곤함에 대해 학교 탓을 하려는 것은 아닐 테다. 사실 우리는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기도 하고, 호기심과 경험을 통한 배움은 인생 어느 한순간을 특정하여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것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가장 중요한 그 순간, 시간의 모래를 손가락 사이로 술술 흘려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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