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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줄게, 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악녀>
송경원 2017-06-07

조직의 킬러로 자란 숙희(김옥빈)는 보스이자 연인이었던 중상(신하균)의 복수를 위해 마약조직 하나를 박살낸다. 사건 직후 구속된 숙희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0년간 국가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면 자유를 주겠다는 거래를 제안받는다. 뱃속에 중상의 아기가 자라고 있음을 안 숙희는 새로운 삶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고 암살요원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한편 숙희를 철저히 감시, 통제하기 위해 국정원 요원 현수(성준)가 비밀리에 접근한다. 둘 사이의 관계가 가까워질 즈음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숙희의 거짓된 삶은 철저히 부서지기 시작한다.

한국영화에서 접한 적 없는 액션이 나왔다. <악녀>는 심플하게 달려가는 여성 액션영화다. 여성과 액션이라는 두 가지 수식어가 이만큼 적절하게 결합된 영화도 드물 것 같다. 오프닝부터 선보이는 10분에 가까운 롱테이크 시퀀스는 영화의 방향과 목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본 적 없는 것들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으로 가득 찬 카메라의 1인칭 액션은 관객을 압도한다. 숨소리까지 살아 있는 음향도 좋다. 반면 단점도 명확한데 이야기는 상투적이고 캐릭터는 편편해 배우들이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거의 없다. 독창적이라 할 만한 요소들도 사실 <킬 빌> <하드코어 헨리> 등에서 이미 접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여러 요소들의 결합이 뿜어내는 파괴력은 예상 밖의 즐거움을 남긴다. 이야기의 진부함을 지적하는 평가들이 도리어 진부해 보일 정도다. 이야기, 캐릭터 모두 온전히 액션을 위해 배치되었으며 목표만큼은 확실히 달성한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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