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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비긴 어게인>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U2의 나라, 데이미언 라이스의 나라, 그리고 아이리시 위스키 제임슨과 탈라모어 듀의 나라다. 제임스 조이스와 <고도를 기다리며>의 사뮈엘 베케트의 나라이기도 하고, 기네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더블린을 수도로 하는 아일랜드. 이 프로그램이 아일랜드를 그들의 기착지로 정한 것은 그 풍부한 상상력에 얼마간 빚지려는 의도가 아닌가도 싶다. 그냥 아일랜드라서 그랬을지도. 그곳에 아일랜드가 있으니까.

이상순이효리, 아이유를 위시한 <효리네 민박>으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JTBC에서 가수들을 프런트에 내세운 다른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비긴 어게인>. 여기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위용이 만만치 않다. 이소라윤도현, 유희열이 아일랜드로 떠난다. 한국에서는 톱가수일지 몰라도, 아일랜드인들이 이들을 알 리 만무하다. 길거리에서 기약 없이 시작한 버스킹. 음악이 울려퍼지고 이들의 노래에 국적을 막론하고 몰려든 청중이 감동한다- 는 스토리라면 프로그램은 1회로 끝나는 다큐멘터리가 되기 쉽다. 그러니까 그렇게 전개되지는 않는다.

<비긴 어게인>.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당연히 동명의 영화에서 차용한 것일 테다. 하지만 이 제목이 쉽게 바라보이지 않는 것은 그 안에 들어있는 뜻이다. 윤도현도, 이소라도, 유희열도 지금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에겐 이미 가수로서의 전성기가 존재했고, 그 이후 그야말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보는 우리에게도 낯선 말은 아니다. 원곡과는 다르지만, 이소라와 윤도현의 <Falling Slowly>는 역시 아름답다. 눈을 살짝 감고 음악에 귀를 기울여보자.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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