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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0미터>,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김보연 2017-07-19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라몬(다니 로비라)은 모든 일에 열정이 넘치는 광고 기획자이다. 또한 그는 임신 중인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둔 가장이기도 하다. 어느 날, 라몬은 운동화 끈을 묶다가 자신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느낀다. 그는 신체 기능을 서서히 마비시키는 질환인 ‘다발성경화증’ 환자였던 것이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삶의 희망을 잃어가던 라몬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힘을 내기로 결심하고,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기로 한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라몬을 말리지만 평소 라몬과 사이가 좋지 않던 전직 체육 교사 장인어른(카라 에레할데)은 의외로 순순히 라몬을 돕고 나선다.

스페인의 마르셀 바레나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100미터>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건 물론 시력까지 잃어가는 주인공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한다는 기본 줄거리만 보면 자칫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상상하기 쉽지만, <100미터>는 의외로 밝고 코믹한 색채를 지닌 영화다. 특히 냉소적인 라몬과 무뚝뚝한 장인 콤비가 보여주는 만담에 가까운 말싸움과 이들의 독특한 훈련 방법은 유쾌한 웃음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끝에 찾아오는 단순하고도 묵직한 결말은 실제 인물의 기록 영상과 함께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안겨준다. 흔한 ‘인간 승리’의 상투적인 이야기로 간단히 정리하기에는 그 안에 녹아 있는 다양한 의미의 결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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