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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실화와 영화적 체험
정지혜 2017-07-24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10번째 작품 <덩케르크>(2017). 감독이 처음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피칠갑의 잔혹성과 윤리적 갈등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쟁영화의 뻔한 문법은 없다. 대신 제2차 세계대전의 한가운데서 오직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 충실하며 극강의 영화적 체험에 집중한다.

덩케르크 구출 작전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년 봄, 실제로 프랑스 케르크 해안에는 40만여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이 고립돼 최대 규모의 탈출 작전이 벌어진다. 독일의 공격으로 패색이 짙던 서부전선 케르크로 화물선, 어선 등 민간 선박 860여척이 징발돼와 33만명 이상의 병사들을 구출한다. 물론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연합군만도 6만8천여명에 달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무려 1300여명에 달하는 보조 출연배우를 출연시켰고 실제 작전에 참여했던 민간 선박 20여척을 불러모았으며 스피트파이어 전투기를 하늘에 띄웠다. IMAX 카메라와 65mm 필름카메라를 사용해가며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의 로케이션으로 현장감을 살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식 시공간 직조법

<인셉션>

꿈속 또 다른 꿈으로의 도강인 <인셉션>(2010), 시간의 상대성을 설정하고 다른 시간대가 만드는 간극에 주목한 <인터스텔라>(2014).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공간 직조 실험이 이번엔 서로 다른 세개의 시공간을 동시에 활용하는 데로 뻗어갔다. 육지, 해상, 항공 등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전방위적인 공간 활용이다. 하나, 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돌아가려고 모인 영국군의 주무대인 잔교에서의 일주일, 둘, 민간 선박과 추락한 항공기 등이 만나는 바다에서의 하루, 셋, 전투기의 추격이 있는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다. 이음새 없는 편집으로 마치 동시간대에 벌어지는 일처럼 보일 정도다. 심지어 세 시간대는 만나기까지 한다.

놀란이 참고한 영화들

<공포의 보수>

크리스토퍼 놀란은 <덩케르크>의 전반적인 이미지 구상 시 <서부전선 이상 없다>(감독 루이스 마일스톤, 1930), <해외 특파원>(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1940), <불의 전차>(감독 휴 허드슨, 1981) 등을 참고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참고 목록 일순위는 변함 없다.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공포의 보수>(1953)다. 남미로 흘러들어온 프랑스인 남자 마리오(이브 몽탕)가 폭발물을 목적지에 옮기지만 끝내 죽고 마는 이야기다. 인간 실존에 가해지는 극심한 공포, 누군가의 삶이 일순간에 끝장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데 대한 인식 등을 고전적 서스펜스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놀란의 흥미를 당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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