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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하백의 신부 2017> 깎아내리기는 이제 그만

“걔가 말이지”, “그 아가씨가”, “그 아줌마가”. 올해 방영한 OCN 드라마 <보이스>와 <터널>, KBS 드라마 <추리의 여왕> 속 남자주인공을 모아놓고 각자 여자주인공에 관해 말해보라 하면 아마 이렇게 운을 뗄 것이다. 이들이 끈질기게 고집했던 호칭은 자신보다 계급이 높은 상관, 경찰 외부 자문을 맡은 전문가인 범죄심리학 교수, 또 비상한 추리력으로 경찰이 애먹던 사건을 여러 번 해결한 이를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애초 상대의 능력을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용도로 고른 호칭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 셋으로도 버거운 참에 여성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자신의 특별한 기질을 주장하는 캐릭터가 또 나타났다. tvN <하백의 신부 2017>의 하백(남주혁)이다.

매 회 “난 물의 신, 수국의 차기 왕, 신계의 차기 황제 하백”이라고 제 신분을 밝히는 하백은 왕위 계승에 필요한 신물을 찾으러 인간계에 내려왔다. 어쩌다 신력을 잃고 한강에서 노숙하는 처지가 된 그는 대대손손 신의 종이 되기로 계약했던 이의 후손인 윤소아(신세경)를 찾아가 빌붙을 기회를 노린다. 신의 종이 되는 사명을 각성하라며 걸핏하면 소아를 “이 아둔한 여자”, “이봐, 종”이라고 부르는 하백.

2800살이 되도록 쭉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일까? 그럼 남자 종을 이름으로 부르는 건 뭘까 싶고, 설사 종이라고 해도 뭉뚱그려 부르는 것은 이상하다. 마치 소아를 종이라고 불러야만 자신이 신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듯 구는 하백은 위에서 말한 남자 셋과 나란히 놓는 편이 어울린다. 너, 아가씨, 아줌마에 이어 종까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해도 도무지 들어먹질 않는 남자와의 신경전에 동원되는 호칭으론 “이봐요”와 “그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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