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people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게스트① 데이비드 펜들턴 프로그래머 - 밥 포시의 안무에서 현대사회를 읽다

하버드필름아카이브 데이비드 펜들턴 프로그래머

하버드필름아카이브의 데이비드 펜들턴 프로그래머가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찾았다. 영화제 기간에 그는 뮤지컬 연출가이자 안무가이며 영화감독인 밥 포시에 관한 포럼을 진행했다. 밥 포시는 뮤지컬 <파자마 게임>(1954)의 안무를 연출하고, <피핀>(1972)으로 토니상을 수상했고 <카바레>(1972), <레니>(1974), <올 댓 재즈>(1979) 등을 연출하여 뮤지컬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뮤지컬영화제의 가능성에 대한 데이비드 펜들턴의 생각도 전한다.

-밥 포시의 예술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뭔가.

=밥 포시는 유명세만큼 진지하게 평가받지 못했다. 독특한 제스처로 신체 움직임을 보여주는 밥 포시 안무의 스타일 못지않게 내용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다. <올 댓 재즈> 때부터 그의 영화 속 안무를 주목해왔다. 나는 그가 안무로 현대사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안무로 발현된 현대사회에 대해 좀더 설명해달라.

=1930년대 베를린의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카바레>를 보자. 영화 초반, 카바레의 댄서들은 클럽 밖 세상과는 무관한 전위적인 언더그라운드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이는 듯하다. 이는 밥 포시가 항상 관심을 둔 쇼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쇼 비즈니스는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 자신을 파괴하는 위험한 것이자, 그곳에 있는 이를 부지불식간에 파시스트로 만들 수 있다. 그가 안무를 맡았던 <파자마 게임>에서 ‘증기 열’이라는 넘버의 안무도 그렇다. 공장 노동조합원들이 증기기관 등 기계를 흉내내며 춤을 춘다. 그의 영화감독 데뷔작인 <스위트 채리티>(1969)에서도 동작은 에로틱하나 얼굴은 무표정한 여성 댄서들을 볼 수 있다. 소외된 노동, 육체와 정신의 분리다. 인간 육체를 중심으로 정치, 경제학적 면과 오락적 측면이 서로 긴장을 형성한다.

-세계적으로 뮤지컬영화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제가 영화와 뮤지컬 양쪽에 어떠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나.

=뮤지컬 장르의 중요성을 환기시킬 수 있다. <라라랜드>(2016)의 대중적 성공이 뮤지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다. 특히 영화와 라이브 음악 공연을 결합한 상영방식은 뮤지컬영화제에서만 가능하다. 초기 무성영화만 해도 극장에서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했다. 영화와 라이브 콘서트의 조합은 이러한 초기 영화와 맞닿아 있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오리지널 또는 창작 뮤지컬 중 영화화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나.

=좋은 뮤지컬은 이미 영화로 옮겨졌기에 내가 따로 생각해본 건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영화와 라이브 뮤직의 결합에 관심이 많다. 내가 있는 하버드필름아카이브에서도 매년 여름 1920년대 무성영화 시리즈를 상영하는데 지역의 라이브 뮤직 활동가들과 결합해 스크리닝을 한다. 또 국가별 전통음악과 영화가 결합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한국의 판소리가 뮤지컬 공연 양식과 만나는 게 대표적이다.

-하버드필름아카이브에 대해 짧게나마 소개를 부탁한다.

=미국에선 필름아카이브 대부분이 국고 지원 없이 특정 기관이나 대학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하버드필름아카이브는 하버드대 소속이다. 강의실에서 수업용으로 영화를 상영하던 것을 시작으로 필름 수집을 본격적으로 해보자 싶어 1970년대부터 아카이빙 작업을 해왔다. 35mm, 16mm 필름 원본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디지털영화를 모으고 포스터도 중점적으로 수집한다. 일주일에 네번 영화 상영도 한다. 올해 2월엔 ‘하길종과 한국영화의 중흥’이라는 주제로 1970년대 한국영화들도 상영했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