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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메이드> 미국의 ‘흑역사’를 사실적으로 다루는 데 더 집중한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파일럿, 배리 실(톰 크루즈)은 삶이 지루하다고 느낀다. 그런 그에게 CIA는 중미지역에서 첩보를 수집해오라는 제안을 하고, 배리는 제안을 받아들여 중미지역에서 첩보를 수집하는 한편, 마약을 밀수하는 일까지 손을 댄다. CIA는 밀수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니카라과 반군에 총기를 배달해줄 것을 요구한다. 배리는 CIA와 마약 조직 사이를 오가며 점점 더 많은 부를 축적하지만, FBI와 마약수사국의 수사망도 배리를 향해 점차 좁혀진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본 아이덴티티>를 연출한 더그 라이먼 감독의 신작이다. 그러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하고, <본 아이덴티티>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신도 없다. 영화는 스펙터클을 보여주기보다는 80년대 미국의 민주주의,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내에서 불순분자 취급을 받았던 놈 촘스키나 하워드 진이 비판해오던 미국의 ‘흑역사’를 사실적으로 다루는 데 더 집중한다.

배리 실은 욕망이 들끓는 인물이 아니라 그저 삶이 조금 더 다이내믹하길 바라는, 성찰이 없는 개인일 뿐이다. 배리뿐만 아니라 80년대 미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성찰이 없었고, 배리는 그 축소판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적’을 부르짖는 선동가들은 배리와 같은 성찰이 없는 개인들과 결합해 민주주의를 허울로 전락하게 했다. 이 영화가 단지 미국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의 과거이자 반복될 수 있는 미래로 느껴지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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