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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골든 서클>의 모든 것, A부터 Z까지
장영엽 2017-09-25

무엇을 기대했든 배반당할 것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최근 이만큼 유행한 명대사가 있을까. 다소 침체기에 있던 액션 첩보물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4)의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이 드디어 국내 관객을 만난다. 다행히 콜린 퍼스가 연기하는 해리 요원은 돌아왔으나 전작과 비교해 돌아온 ‘킹스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위험한 신사들의 귀환을 알리는 <킹스맨: 골든 서클>의 모든 것을 A부터 Z까지 키워드로 분석해봤다.

A _미국 America

“우리는 1편에서 문화의 충돌을 탐구했다.” 콜린 퍼스의 말이다. 매튜 본이 창조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시크릿 에이전트>)는 단지 스타일리시한 첩보영화이기만 한 작품은 아니었다. 영국의 뒷골목 소년 에그시(태런 에저턴)가 비밀첩보기관 킹스맨의 존재를 알게 되고, 킹스맨의 유능한 일원이자 멋진 어른 해리(콜린 퍼스)의 도움을 받아 매너 있는 영국 신사로 성장한다는 이 영화의 메인 플롯은 영국의 상류층 문화와 스트리트 컬처의 흥미로운 대비와 융합의 과정을 보여줬다. 그 결과 에그시는 킹스맨이 되었고, 세계를 구했고, 근사한 영국 신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다음은?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이하 <골든 서클>)은 작품의 무대를 영국 본토에서 미국 남부로 옮긴다. 조직이 와해될 위기에 처한 킹스맨이 미국의 형제 기관 ‘스테이츠맨’의 단서를 찾아 미국으로 향한다는 설정이다. 이번 영화에서 우리는 영국 신사와 미국 카우보이들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 신사와 미국 카우보이. 이보다 더 클리셰적인 결합이 있을까? 그런데 그게 바로 <골든 서클>이 노리는 지점이다.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한 미국 배우 제프 브리지스는 “영국인과 미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헤치면서 잘못된 기대를 깨뜨리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한 바 있다.

B _폭파 Blow up

미국으로 향하기 전, <시크릿 에이전트>에 이어 <골든 서클>의 연출을 맡게 된 매튜 본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시크릿 에이전트>의 유산을 산산조각내는 일이다. “속편을 만들 때에는 오리지널 영화가 약속했던 것들을 위반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대로, 매튜 본은 1편의 킹스맨 본부를 영화 시작부터 과감하게 파괴한다. 킹스맨의 파국을 불러온 집단은 포피(줄리언 무어)라는 미스터리한 여성이 이끄는 범죄단체 골든 서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전편에서 사랑받았던 몇몇 캐릭터가 이 사건으로 ‘킹스맨’의 세계에서 영원히 퇴장하게 된다.

C _단서 Clue

예고편에서 공개된 대로, 잿더미가 된 킹스맨 본부를 사이에 두고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은 재회한다. 이들은 ‘최후의 날’ 규약에 따라 발견한 위스키병에서 ‘미국 켄터키’라는 키워드를 얻고, 따스한 햇볕과 컨트리송, 거대 양조장이 있는 그곳으로 향한다.

D _마약 Drug

<골든 서클>에서 인류 멸망의 날을 앞당기는 데 일조하는 건 ‘마약’이다. 마약 유통으로 가장 부유한 사업가 중 한명이 되었지만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는 데 격분한 ‘골든 서클’의 수장 포피는 마약을 투여한 사람들을 볼모로 미국 대통령에게 마약의 합법화를 요구한다. 새뮤얼 L. 잭슨이 연기한 <시크릿 에이전트>의 발렌타인에 동조했던 자들의 머리가 마치 폭죽이 터지듯 폭발했던 <시크릿 에이전트>의 고약한 장면을 즐거워했던 관객이라면, 2편에서 포피의 마약에 중독된 이들을 매튜 본이 어떻게 그려냈는지 눈여겨보는 게 좋겠다.

E _에그시 Eggsy

에그시의 변화를 지켜보는 건 <골든 서클>을 보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특히 영화의 초반부 런던 새빌로에 위치한 킹스맨 양장점으로부터 시작해 도심을 거쳐 하이드 파크로 이어지는 유려한 액션시퀀스는 첩보원으로서 에그시의 성장을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리의 죽음 뒤 갤러헤드라는 그의 활동명을 이어받은 에그시는 해리로부터 신사의 매너를 물려받았지만, 동시에 여전히 런던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동네 친구들과 킬킬거리는 청년이다. 더불어 이번 영화에서는 해리와 에그시의 달라진 관계가 인상적이다.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해리는 이제 에그시의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다. 동시에 에그시는 끊임없이 해리를 필요로 한다. 한때 스승과 제자였던 두 남자의 얽히고설킨 브로맨스가 <골든 서클>의 드라마를 견인한다.

F _동료 Fellows

<골든 서클>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킹스맨의 ‘미국 사촌’ 스테이츠맨은 킹스맨과 여러모로 대비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새 빌로의 킹스맨 양장점이 소수의 고객에게 허용된 특별한 공간이었다면, 켄터키에 위치한 스테이츠맨의 양조장은 일반인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대중적인 명소다. 이곳에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비밀스럽게 일하는 스테이츠맨들은 딱 떨어지는 슈트 차림의 킹스맨들과 달리 다소 편안하고 투박한 옷차림이며, 성격도 그러하다. 자신의 아버지 로이드 브리지스의 모습을 참고해 거칠지만 매너 있는 스테이츠맨의 수장 샴페인을 연기했다는 제프 브리지스, 총을 자유자재로 돌리며 영국 신사들에게 우람한 미국 남자의 전형을 과시하는 데킬라 역의 채닝 테이텀(생각보다 그의 분량이 적어 아쉽다), 가장 카우보이다운 모습을 선보이는 스테이츠맨의 일급 요원 위스키로 분한 페드로 파스칼 등 <골든 서클>을 통해 ‘킹스맨’의 세계에 새롭게 합류한 미국 배우들의 활약을 눈여겨볼 만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할리 베리가 연기하는 진저다. 스테이츠맨의 브레인인 그녀는 킹스맨의 멀린 같은 존재로, 다소 와일드한 멤버들을 통제하고 보다 안전한 길로 이끈다. 하지만 진저는 동시에 단지 현장요원을 돕는 전략가에 머물지 않으려 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의 야심이 <골든 서클>에서는 매력적으로 묘사된다.

G _가젯 Gadget

첩보 장르의 블록버스터에서는 새로운 장비들을 기대하게 된다. <골든 서클>은 잠수가 가능한 킹스맨 캡과 방탄 기능을 장착한 슈트 케이스, 무엇이든 굳혀버릴 수 있는 애프터 셰이브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흥미로운 건 스테이츠맨의 미국식 장비들이다. 레이저 올가미와 수류탄 야구공,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야구 배트 등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적인 존재들을 나름의 해석으로 변주한 장비들에 주목할 만하다. 1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스캐너 안경, 작은 칼날을 지닌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 슈즈, 총과 방패의 기능을 함께 갖춘 우산은 이번 영화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H _해리 하트 Harry Hart

“나는 콜린 없이 이 영화를 만들 수가 없었다.”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던 해리 하트의 기적적인 생존에 대한 매튜 본의 얘기다.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미치광이 환경주의자 발렌타인의 총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해리는 <골든 서클>에서 그동안 스테이츠맨의 보호 아래 생활해왔던 것으로 밝혀진다. 1편의 해리 하트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 속 그의 모습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돌아오긴 했지만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라는 콜린 퍼스의 말이 중요한 힌트다.

I _이탈리아 Italia

<골든 서클>에서 미국과 더불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기는 로케이션은 이탈리아다. 매튜 본은 수많은 ‘007’ 영화가 그러했듯, 설원을 배경으로 킹스맨 일행과 골든 서클 조직의 대결을 광활하게 펼쳐내는데, 특히 이탈리아 알프스의 설원 상공에 설치된 곤돌라에서의 액션 시퀀스가 압권이다. 에그시와 위스키가 타고 있는 곤돌라의 줄이 끊겨 언덕 밑으로 맹렬하게 돌진하는 장면의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매튜 본은 실제로 매우 빠르게 회전하는 곤돌라에 태런 에저턴과 페드로 파스칼을 태웠다고. 곤돌라 액션 신의 촬영을 회상하며 페드로 파스칼은 “며칠 동안 주변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한편 임무를 위해 스키복을 입은 태런 에저턴의 모습은 매튜 본이 제작하고 그가 주연을 맡은 전작 <독수리 에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해 재미있다.

J _줄리언 무어 Julianne Moore

해피밀을 먹으며 인류 멸망을 꿈꾸던 <시크릿 에이전트>의 악당 발렌타인도 제정신은 아니었지만, 포피의 광기에 비하면 그는 아무것도 아니다. 골든 서클의 리더 포피는 울창한 정글에 자기만의 낙원을 짓고, 1950년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향수에 젖어 사는 여자다. 매튜 본은 그녀를 “제정신이 아닌” 스텝포드 와이프와 마사 스튜어트에 비유했다. 포피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살인을 행하는 첫 장면은 <골든 서클>을 청소년 관람불가로 만든 장면이라 짐작할 만큼 섬뜩하다. 매튜 본은 <부기 나이트>에서 줄리언 무어가 보여준 “터프하고, 따뜻하며, 차갑고, 나약한, 그 모든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아 포피역에 그녀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K _켄터키 Kentucky

<골든 서클>의 주요 배경이 되는 미국 남부 지방의 켄터키는 <시크릿 에이전트>에도 등장한 바 있다. 발렌타인의 전자파에 세뇌된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에그시와 해리를 죽이려 하고, 켄터키의 한 교회에서 위기에 처한 두 남자가 좀비가 된 인물들을 신속하게 살육한다는 설정이었다. 더불어 켄터키는 해리 하트가 발렌타인의 총에 맞아 쓰러진 곳이기도 한데, <골든 서클>에서 이처럼 켄터키라는 장소는 <시크릿 에이전트>와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기능한다.

L _연인 Lover

<시크릿 에이전트>의 말미에서 발렌타인의 감옥에 볼모로 잡혀 있던 스웨덴 공주 틸디(한나 알스트룀)를 구한 에그시는 <골든 서클>에서도 여전히 그녀와 뜨겁게 연애 중이다. 이번 영화에서 에그시와 틸디 공주의 관계는 유머와 갈등을 함께 이끌어낸다. 태런 에저턴은 “킹스맨의 풀타임 스파이 역할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M _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Manners Maketh Man

<시크릿 에이전트>가 만들어낸 그 유명한 대사는 <골든 서클>에서도 반복된다. 다만 장소와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달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N _적 Nemesis

이번 영화에서 에그시 일행이 근거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적은 <시크릿 에이전트>의 ‘킹스맨’ 탈락자 찰리 헤스케스(에드워드 홀크로프트)다. 복수를 다짐해왔던 찰리는 포피에 의해 ‘암아게돈’이라 불리는 기계 팔을 얻게 된다. 자유자재로 해킹이 가능하며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기계 팔을 장착한 찰리와 에그시가 맨몸으로 대결하는 액션 시퀀스는 <골든 서클>의 클라이맥스다.

O _오리지널리티 Originality

시리즈의 1편 <시크릿 에이전트>는 마크 밀러의 코믹스 <시크릿 서비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골든 서클>은 <시크릿 에이전트>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크 밀러가 창조한 ‘킹스맨’ 세계관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지만, 킹스맨의 ‘미국 사촌’ 스테이츠맨을 만들어낸 건 전적으로 매튜 본과 각본가 제인 골드먼의 공이다. 그런 점에서 <골든 서클>은 나름의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P _팝스타 Popstar

이번 영화에서 어쩌면 스테이츠맨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는 셀러브리티 엘튼 존일 거다. 포피에 의해 납치된 팝스타 엘튼 존 본인을 연기하는 엘튼 존은 액션 신을 재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명곡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1973)을 개사해 부르는 등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시크릿 에이전트>에 출연 제의를 거절했던 엘튼 존은 <골든 서클>의 제작을 결심한 매튜 본의 캐스팅 요청을 서둘러 받아들였다고.

Q _Quotation 인용

포피가 인간보다 더 신뢰하는 두 마리의 로봇 개, 베니와 제트의 이름은 흥미롭게도 엘튼 존의 노래 <Bennie and the Kets>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무시무시한 개들이 영화 속 엘튼 존을 어떻게 대하는지 유심히 지켜보라.

R _청소년 관람불가 R-Rated

<골든 서클>이 “1편보다 더 심기를 건드리는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태런 에저턴의 말은 사실이었다. 인육에 대한 묘사부터 격투 과정에서 잔인하게 사지를 절단하는 장면까지 이 영화는 노골적이고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그야말로 ‘청소년 관람불가’에 해당되는 모든 요소를 충만하게 담고 있다. 1편의 성공에 이어 보다 안전한 선택지를 택하지 않은 매튜 본의 용감한 선택은 높이 살 만하지만 이러한 결정이 얼마만큼이나 효과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가 <시크릿 에이전트>를 통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순간들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오락으로서의 폭력을 선보였다면, <골든 서클>에서 매튜 본은 폭력의 효과를 극대화해 보는 이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 그 이상의 성취를 이뤄내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S _소포모어 징크스 Sophomore Jinx

‘소포모어 징크스’의 법칙은 매튜 본에게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킹스맨’ 2편에 해당하는 내용을 제작할 계획이 안중에도 없었던 매튜 본을 움직였던 건 “킹스맨이라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골든 서클>을 통해 그는 이 팽창하는 우주에 새로운 좌표를 세워보고자 했지만, 매튜 본의 생각만큼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한 듯하다.

T _테이크 미 홈, 컨트리로드 Take Me Home, Country Roads

<골든 서클>을 본 뒤 모두가 흥얼거리게 될 노래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다. 미국 켄터키가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만큼 <골든 서클>은 영화의 곳곳에 컨트리 장르의 음악을 사용했고, 그중에서도 존 덴버의 이 곡은 영화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뜨거운 장면에 흐른다.

U _불편한 순간 Uncomfortable Moment

<골든 서클>이 공개된 후 많은 언론과 평단이 ‘불편한 장면’으로 꼽는 대목은 에그시가 첩보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 여성의 몸에 몰래 추적기를 넣는 장면이다. 임무 완수에 필요하다면 여성의 성을 함부로 취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위험하다. 매튜 본은 이 장면의 불편함은 의도된 것이라며 “제임스 본드라면 잠자리를 가졌겠지만, 에그시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세계를 구해야 할 임무를 가진 스파이가 처한 감정적이고 윤리적인 딜레마에 대해 그려보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를 전했다. 정말, 그 정도로도 괜찮다고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

V _대결 Vs

아처 대 에그시(Archer vs. Eggsy).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다음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미국 코믹 첩보 애니메이션 <아처>의 제작진이 만든 <골든 서클>과 <아처>의 크로스오버 애니메이션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매너’ 있게 온갖 장애물을 넘어 킹스맨 양장점에 도착한 에그시는 이미 양장점 안에 들어와 있던 미국 스파이 아처에게 봉변을 당하는데….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하는 두 스파이의 대결이 압권이다.

W _의상 Wardrobe

완벽하게 재단된 신사의 슈트를 구경하는 건 <시크릿 에이전트>와 <골든 서클>을 잇는 ‘킹스맨’ 유니버스만의 매력이다. 그런데 영화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의상을 이제는 직접 관객이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골든 서클>은 남성복 온라인 편집숍 미스터포터(www.mrporter.com)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영화 속 주요 남성복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에그시의 오렌지색 재킷과 뿔테안경, 스테이츠맨의 카우보이 모자와 가죽 부츠 등이 판매 대상이다. 당연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X _엑스맨 X-Man

매튜 본은 <골든 서클>을 두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 같은 존재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다스 베이더가 루크에게 “내가 네 아버지다”라고 말했던, 바로 그 영화 말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 정도의 반전은 없었지만, <골든 서클>에는 ‘엑스맨’이 존재한다. 마이클 케인이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연기했던 그 정도의 역할을 예상하면 될 것이다.

Y _Young Harry 젊은 시절의 해리

해리 하트와 콜린 퍼스의 팬들이 반가워할 소식은, <골든 서클>이 <시크릿 서비스>에서 밝히지 않았던 해리의 과거를 탐구한다는 점일 것이다. 덕분에 이 영화에서는 CG로 구현된 젊은 시절 해리 하트의 모습과 그가 킹스맨에 합류하기 이전의 사연을 엿볼 수 있다.

Z _제로섬 게임 Zero-sum game

“이것이 시작의 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골든 서클>의 말미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등장한다. <골든 서클>은 1편이 남겼던 , 해리 하트의 죽음과 같은 아쉬움은 2편에 존재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골든 서클>은 스토리텔링과 인물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금기와 오락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성공했던 1편의 미학을 이 영화는 이어받지 못했다. 최근 이십세기폭스가 ‘킹스맨’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3편 제작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만약 이 우주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면, <골든 서클>은 영화의 말미를 장식하는 대사대로 시작의 끝이어야 할 것이다. 시작의 끝에서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 ‘킹스맨’ 유니버스에는 당장 그런 ‘리셋’의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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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